[헤럴드 리뷰스타=전윤희 기자] ‘호구’ 같다 불렸다. 더러는 진짜 ‘호구’라 했다. 곱슬머리에 어수룩한 표정, 우물쭈물하는 모습까지 제 옷을 입은 듯한 맞춤 연기에 ‘호구’ 같다는 칭찬인듯 칭찬 아닌 아리송한 이야기를 들어온 배우 최우식. ‘호구’ 같다는 말의 어감이 살짝 의아하지만 누구보다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는 찬사가 아니었을까. 지난 2011년 드라마 ‘짝패’로 데뷔한 최우식은 2015년, 드디어 ‘호구의 사랑’을 통해 첫 주연을 맡았다. 그간 꾸준히 작품을 해왔으나 전면에 나선 주연은 이번이 처음. “첫 주연이요? 더 긴장되고 더 부담감도 셌던 것 같아요. 첫 주연작이라고 했을 때 응원도 많이 해주셨는데 반대도 많았었어요. 최우식이 ‘잘 생겼냐, 인지도도 많냐, 그 정도로 능력이 되냐’ 그런 반응이 많았던 것 같아요. ‘얘가 16부작을 끌고 갈 수 있느냐’ 1회, 2회 나올 수록 대중들의 반응을 더 부담스럽게 느꼈던 것 같아요. 다행이도 크게 부정적인 평은 없어서 다행이었죠.‘호구의 사랑’이 따뜻한 이야기이고 착한 내용을 하다가 끝나니까 제 인생에서 착하고 따뜻한 게 없어진 것 같아요”‘호구의 사랑’에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사실 모든 이들이 원하는 순정남 강호구 역을 맡았던 최우식은 연애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 시대에 다시없을 순애보로 주목받았다. “원작으로 웹툰이 있어서 비슷하게 가야하나 고민했었는데 제일 크게 생각했던 건 호구의 따뜻하고 순수한 면을 크게 표현하자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호구라는 단어가 비하하는 단어로 쓰이는데 강호구 같은 찌질하면서 바보같은데 착한? 순수한? 감정 표현이 서툴고 느리지만 진실된 마음? 호구라는 단어가 그걸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초반엔 걱정이 많았어요. 부정적인 반응이 너무 많아서…. 시선이나 관심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걱정 많이 했는데 표민수 감독님께서 걱정과 부담을 덜고 좋은 생각을 하라고 하셨어요. 고민보다 생각을 많이 하고 걱정보다 노력을 많이 하라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우식이 네가 70만 해줘도 연출이나 편집으로 100을 보여주겠다’고 하셔서 부담을 덜고 했죠” “제 평소 모습이요? 호구가 보이는 답답한 면은 비슷해요. 그런데 호구처럼 착하진 않은 것 같아요. 너무 착하고 순수한 면을 갖고 있는데 그 정도로 착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답답하고 찌질한 면은 많이 비슷해요(웃음)”최우식은 물론 ‘호구의 사랑’에 출연한 배우들은 연출을 맡은 표민수 감독에 대한 믿음을 보여 왔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도 표민수 감독에 대한 영향이 컸다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촬영의 결과물이 좋은 건 두 말할 필요가 없어보인다. “표민수 감독님의 영향이 컸고, 표민수 감독님과 꼭 하고 싶었고, 이야기가 너무 따뜻했어요. 같이 해보면 따뜻한 이야기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또 워낙 강호구가 제가 자신있어하는 캐릭터라 호감이 갔어요”“어떻게 보면 제일 간단한 문젠데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마음이 통하는 게 간단하지만 간단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좋았어요. 저희 현장은 사람이 다 너무 좋아서…. 일단 감독님이 너무 좋으셔서 좋은 분 주위엔 좋은 사람밖에 없는 것 같아요”

강호구는 그야말로 ‘호구’라 불릴 정도의 순애보를 보였다. 다른 사람의 아기를 낳은 도도희(유이 분)를 변함없이 사랑하고 또 그 아기마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랑했다. “‘호구의 사랑’을 하면서 제일 많이 배운 게 누구나 연애 잘하는 사람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호구로 변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해가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아직까지 그런 사랑을 안 해봐서 모르겠는데 그런 사랑을 꼭 해보고 싶어요”이제 5년 차 배우. 2011년에는 4작품, 2012년에는 2작품,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5, 6작품씩. 드라마건 영화건 쉬지않고 계속해서 작품에 임해왔다. “거의 5년 동안 한 번도 못 쉬었는데 작품을 연달아 했어요. 아무래도 쉬지 않았던 이유는 JYP에서 노예 계약했냐는 이야기도 있는데 매번 저한테 들어오는 게 제가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역할들이라 이걸 포기하고 쉬면 후회할 것 같아서 지금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나왔던 드라마가 시청률 1위하고 반응이 좋았던 드라마들이라 ‘아 보는 눈은 있구나’ 했죠(웃음)” “꾸준히 하면서 느낀 건 아무리 꾸준히 해도 모르는 사람은 모르고, 인지도는 진짜 한 순간에 없어지고…. ‘옥탑방 왕세자’ 했을 때 일본에서 팬미팅하고 일본에서 사람들이 찾아오고 했었는데 그것도 그때더라고요. 그냥 꾸준히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아무리 5년 해도 지금 여기 아무도 모를 거예요. 생각이 많았죠”

“드라마가 전하고자하는 메시지가 좋거나 제 캐릭터와 주변이 어울리는가를 보는 것 같아요. 어울려야 대본에 없는 것도 할 수 있으니까, 대본에 있는 걸 포함해서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랑 어울려서 시너지 효과를 창조해낼 수 있으면 선택하는 것 같아요”“휴식이요? 지금 살짝 한 템포 느리게 갈 시기인 것 같아요. 지금 바쁘게 왔기 때문에 쉬고 자기충전을 해야 할 것 같아요”최우식이 영화 ‘거인’의 영재로 대중 앞에 섰을 때, 또 ‘거인’으로 2014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과 2015 들꽃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했을 때 놀라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그간 드라마를 통해 보인 이미지는 어딘가 철없고 어리바리한 모습이었기 때문. “거의 다 어리바리한 캐릭터였어요. 그런걸 선호한다기보단 저한테 들어오는 게 그런 거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제 이미지가 그쪽으로 세서…. 다행히 ‘거인’으로 이미지를 바꿨어요. 거기선 이미지가 바뀌어서 그렇게까지 똑같은 캐릭터가 오지는 않는데. 그런 이미지가 센 가봐요. 굳이 억지로 이미지를 바꾸려는 욕심은 있는데 느리게 진행하려고요. 너무 확 변하면 멋있는 척하는 그런 게 안 어울린다는 걸 알기 때문에 지금은 한템포 쉬고 충전하면서 다른 캐릭터 공부를 해보려고요”“가장 크게 얻은 건 자신감인 것 같아요. ‘거인’은 준비할 때도 ‘처음 해보는 이미지를 사람들이 좋아할까’하는 부담감이나 걱정이 많았는데 ‘거인’으로 상도 받고 좋게 봐주시니까 ‘나한테 이런 이미지도 있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다른 오디션을 가도 ‘나 ’거인‘에서 이런 거 보여 줬으니까’하는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역할이요? 제 외모와 정 반대되는 이미지? 예를 들면 똑똑하고…. 워낙 허당기 어색한 걸 많이 해서 사람들이 바보로 봐요(웃음). 지적이고, 상남자도 해보고 싶고. ‘호구의 사랑’ 지붕 넘는 거 다 제가 했거든요. 트럭 점프하고 이런 거 제가 다 했어요. 그런 거 자신 있어서. 액션 자신 있어요”캐나다 명문대인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 무대 연출학과 재학 중 ‘연출을 하려면 연기를 알아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처음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지금은 연출보다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더욱 크다. “15년 보고 있어요. 40세(웃음). 그 중간에 부모님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은 그런 욕심이 있어요. 저희 부모님이 ‘거인’을 보고 놀라셨어요. 그런 것처럼 부모님이 못 본 저의 모습을 진심으로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저희 부모님께 인정받고 싶어요. 처음 배우한다고 했을 때 반대가 많았거든요”“연출 욕심이요? 지금은 없는데 나중에 제가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가면 그때는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죠. 하정우 선배님, 류덕환 선배님, 유지태 선배님처럼 자기만의 스타일, 장르로 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지금은 연기나 잘해야죠(웃음)”(사진=JYP엔터테인먼트)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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