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할땐 그 나라에서 전화녹음 등의 행위는 합법이라는 것을 알고 가시게나.”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 마이클 맥폴은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유럽 차관보의 “빌어먹을 EU(유럽연합)(f*** the EU)” 발언이 녹음돼 유포된 사건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9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맥폴은 “러시아를 방문하는 미국인들은 러시아 정부가 막강한 전화, E-메일 등의 감청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런 행위가 합법적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며 전화녹음이 러시아에선 ‘합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러시아의 주요 감청 표적이었다면서 “내가 주요 관심대상이라는 점은 분명하며 그들은 수시로 내가 개인적이라고 생각한 대화까지 도청했다. 이런 게 러시아의 근무 환경”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와 번번이 대립각을 세우는 맥폴의 모습을 소치 올림픽 이후엔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맥폴은 지난 4일 라이브 저널(Live Journal)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이것이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로서 나의 마지막 블로그가 될 것”이라며 “소치 올림픽 직후 캘리포니아에 있는 가족에게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족과의 재회를 이유로 자진사퇴 결심한 맥폴은 스탠퍼드대 정치학과 교수 출신으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러시아·유라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뒤 지난 2012년 1월부터 러시아 대사로 재직해 왔다.

한편, 뉼런드 미 국무부 유럽차관보의 유럽비난 발언이 담긴 이 음성파일은 지난 4일 ‘독립광장(우크라이나 키예프의 광장)의 허수아비들’이란 제목이 붙은 4분 10초 분량으로 유튜브에 공개된 이후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미국 백악관은 이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나서면서 양국 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7일 보도한 바 있다.

심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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