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ㆍ윤현종 기자] 올봄 국내 유통업계의 최대 화제는 얼마 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2’다. 유통업계는 ‘어벤져스2’의 캐릭터 상품 판매는 물론 집객효과 등 상당한 반사이익을 기대한다. 특히 지난해 영화 ‘겨울왕국’이 인형ㆍ완구ㆍ티셔츠ㆍ가방 등 캐릭터 부가상품 판매로 5000억원대 내수시장을 새롭게 형성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벤져스2’가 최소 1조원 이상의 내수부양 효과를 이끌어낼 것으로 본다.

‘겨울왕국’에 비해 ‘어벤져스2’는 타깃 연령대가 성인층까지 넓어져 마케팅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여름에는 또다른 SF 대작 스타워즈의 차기작 개봉이 예정돼 있다. 어벤져스의 소비층이 그대로 스타워즈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큰 흐름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많다.

하지만 정작 더 기뻐할 사람들은 멀리 바다 건너에 있다. 바로 디즈니다. 위에 언급된 세 편의 작품이 모두 그들의 것이다. 디즈니 냄새가 절로 나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은 그렇다치고, 어벤져스의 판권자인 ‘마블(Marvel)’사와 스타워즈의 판권자인 ‘루카스필름(Lucasfilm)’ 모두 디즈니의 ‘사업부문(Division)’이다.

디즈니가 이들 계열사의 작품을 통해 노리는 것은 단순한 영화의 흥행이 아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 상품의 판매와 게임, TV애니메이션, 테마파크 등 관련 콘텐츠로의 확장이다. 한 편의 작품으로 승부를 걸기보다는 캐릭터에 영속성을 더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디즈니는 지난 몇년간 영리하게 캐릭터 사업의 외연을 확장해왔다. 영화ㆍ만화 제작사와 경쟁사들을 인수해 디즈니 DNA를 이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루카스 필름이다. 디즈니는 2012년 영화감독이자 제작자 조지 루카스로부터 루카스필름을 40억달러, 우리 돈 약 4.3조 원에 사들였다. 인수효과는 바로 이듬해에 나타났다. 디즈니는 스타워즈의 유산을 재빠르게 디즈니화해 재미를 보고있다. ‘2013년 북미지역 캐릭터 상품 판매액’을 살펴보면 1위는 ‘디즈니 공주들(Disney Princess)’ 관련 상품이다. 디즈니를 대표하는 공주 캐릭터 상품은 그해 미국ㆍ캐나다에서만 총 15억 달러 넘게 판매됐다.

2위가 바로 ‘스타워즈&클론 워즈(Star Wars & Clone Wars)’다. 스타워즈에 디즈니식 해석이 곁들여진 애니메이션, 게임 시리즈다. 관련 캐릭터 상품들이 2013년 한해 북미지역에서만 14억6700만 달러가 팔려 나갔다. 스타워즈의 유산에 디즈니의 옷을 입혀 남성, 소년 시장을 공략해 성공한 것이다.

디즈니 캐릭터들의 위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주들과 스타워즈를 제외하고 10위 이내에 카(Cars), 곰돌이 푸우(Pooh), 미키와 친구들(Mickey & Friends), 토이 스토리(Toy Story) 등이 자리잡고 있다. 상위 10위 가운데 6개가 디즈니다. 이들의 판매액 합계만 61억 달러가 넘는다. 웬만한 국내 대형 제조업체의 연매출에 맞먹는 숫자다. 게다가 북미지역에서만의 액수다. 시장 규모가 북미에 육박하는 아시아나 유럽시장도 있다.

디즈니의 넘치는 캐릭터 가운데에서도 가장 위력적인 것은 ‘공주들’이다. 신데렐라, 벨, 아리엘, 티아나, 쟈스민, 포카혼타스, 뮬란 등 수많은 디즈니의 공주들은 전세계 꼬마숙녀들의 마음을 흔들면서 매년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관련 상품이 워낙 많이 팔려나가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추산해내기 힘들 정도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 디즈니가의 공주들이 지난 20년간 600억~1000억 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해냈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