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1주일에 80시간 넘게 일하다가 갑작스럽게 숨진 택시기사에 대해 업무상재해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차행전)는 과로하다 숨진 택시기사 최모씨의 유족이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포함되는 ‘업무상 질병’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 악화 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그 인과관계가 의학적ㆍ자연과학적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인과관계가 있다고 여겨지면 그 증명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최씨는 62세이던 2013년 3월 택시회사에 취업해 주6일 하루 평균 12∼14시간씩 일했다. 사망일 전 12주동안에는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79시간에 이르렀다. 사망일 전 4주 동안에는 일주일에 83시간씩 일했다.

최씨는 입사 반년이 지난 같은해 8월 말 새벽 출근 직후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심인성(심장질환 관련) 급사였다.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지만 공단은 “사망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재판부는 최씨가 하루 약 12시간 이상 운전했고 일요일에 일하기도 하는 등 과로가 상당히 극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과로와 스트레스가 심인성 급사의 촉발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또 최씨가 고지혈증, 고혈압을 앓고 있었지만 업무에 영향을 줄 정도가 아니었으며, 오히려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질병의 진행속도가 빨라져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최씨의 근로 시간이 고용노동부 ‘심장질병 유관성 판단 기준’(발병 전12주 동안 주 평균 60시간 근로·발병 전 4주 동안 주 평균 64시간 근로)을 초과한 점, 고령이었던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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