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지난해 연말 한 시중은행의 위안화 예금 상품에 가입한 A씨는 중국 정부가 또다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는 소식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위안화 가치가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소식에 예금을 해지해야 하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년 만기 위안화 대출 및 예금의 기준금리를 11일부터 각각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에 이어 6개월 만에 세번째 금리인하다.
중국 정부의 양적완화 동참에 속이 타는 것은 위안화 예금 상품 막차를 탄 은행 고객들이다. 1위안당 181.95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위안화 환율은 11일 현재 175.74원으로 3.4% 가량 하락했다. 시중은행의 위안화 예금 상품의 평균 금리가 3% 초반대임을 감안하면 앉아서 환차손으로만 1년 예금 이자를 모두 날린 셈이다.
거주자의 위안화 예금 잔액이 지난해말 193억7000만 달러에서 지난 3월 186억3000만 달러까지 줄어 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국내에 진출한 중국계 은행 지점에 예치된 위안화 예금이 꾸준히 줄은 결과다.
반면 국내 시중은행들은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위안화 보통ㆍ정기예금 상품을 집중적으로 내놓았다. 국민은행의 ‘KB플러스 스타 위안화 외화예금’, 신한은행의 ‘차이나 플러스 외화정기 예금’, 하나ㆍ외환은행의 ‘하이차이나 위안화 정기 예금’등이 대표적이다. NH농협은행도 최근 관련 상품을 내놨다.
이들 상품은 원화 예금 상품보다 금리가 1%포인트 이상 높은데다 지난해 연말 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열리면서 원화를 달러로, 달러를 다시 위안화로 바꾸면서 발생하는 환율 수수료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은행에 위안화를 맡기는 금액이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이후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차손을 감수할 수 밖에 없게 됐다.
금융당국 역시 이같은 점을 우려해 위안화 등 외화 예금을 가입할 경우 환 헤지 가능 여부를 확인토록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위안화 가치가 계속 절하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위안화의 가치를 떨어뜨려 국내 내수 경기를 살리고 수출 경쟁력을 확보해 7% 성장률을 지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노무라 은행 보고서는 이와 관련 “(중국 경제를 가로막는) 맞바람이 워낙 강력해 보인다”면서 “따라서 추가 완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연내 금리가 0.25%포인트씩 두 차례 더 떨어지고, 올해 들어 두 차례 낮춘 은행 지준율도 0.50%포인트씩 역시 두 차례 하향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당장 만기가 도래하지도 않은 위안화 예금 상품을 선뜻 해지하기도 어렵다. 만기 이전에 해지할 경우 예치 기간에 따라 금리가 없거나 약정 금리의 최대 70%까지 밖에 받을 수 없기 때문. 위안화를 원화로 바꾸는데 드는 매매 기준가의 5%가량의 환전 수수료까지 생각하면 손해가 막심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는 중국정부가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꺼려 외환시장에 개입할 여지가 있고 위안화 예금의 금리가 다른 통화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편인 만큼 지금 당장 손해를 감수하면서 예금 상품을 해약하기보다는 환율 변동 추이를 지켜보면서 보유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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