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 H스포츠=김송희기자 ] “전진은 언제나 위험이 수반된다. 발을 1루 베이스 위에 올려놓고 2루를 훔칠 수는 없다.”

프레드릭.B.윌콕의 말이다. 그렇다. 전진에는 언제나 위험이 따른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경기의 승부처. 안전한 1루 베이스에서 발을 떼고 2루를 향해 달려가는, 그 숨 막히는 전진의 순간을 견뎌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2013년 김종호는 가장 많은 모험을 해낸 선수가 됐다. 50도루의 도루왕. 2010년 이대형 이후 3년 만에 50도루를 달성했다. 더불어 신생팀 최초의 야수 타이틀 홀더까지. 김종호는 처음 맞는 풀타임 시즌에서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기록을 세웠다. 빠른 발은 일찍부터 김종호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NC 김경문 감독의 눈에 띈 이유이기도 했다.

매번 최선을 다하는 김종호 ⓒNC 다이노스
매번 최선을 다하는 김종호 ⓒNC 다이노스

사실 김종호는 2007년 2차 4순위 지명을 받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뒤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1군에 발조차 디디지 못한 채 상무에 입단했다. 군 입대는 좋은 선택이었다. 주전 중견수로 자리 잡으며 2010년 퓨처스 올스타전 MVP에 오르는 등 맹활약했다. 2010시즌 퓨처스 남부리그 타율(0.285)과 도루(25개)에서 4위를 차지했고, 타점(61개), 2루타(26개), 3루타(10개) 부분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1군 무대 진입은 어려웠다. 삼성에는 배영섭, 정형식, 이영욱, 오정복, 김헌곤 등 경쟁자가 너무 많았다. 대주자, 대수비로 1군 경기에 출전하는 게 다였다. 그마저도 쉽지 않아 1군과 2군을 오갔고, 어느 날 이적 소식이 들려왔다. NC가 각 구단으로부터 지명한 특별지명선수 명단에 김종호의 이름이 오른 것이다.

유망주가 많은 삼성에서 왜 하필 김종호를 선택했느냐는 세간의 판단을 비웃기라도 하듯, 김종호는 10억원 그 이상의 가치를 보였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로 NC의 1번 타자 자리를 꿰찼다. 초반 부진에도 자신을 믿어준 팀에 피나는 노력으로 화답했다. 2013년 128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7, 3루타 7개(3위)로 활약했고, 도루 1위에 오르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타격에서도 눈을 뜬 김종호 ⓒNC 다이노스
타격에서도 눈을 뜬 김종호 ⓒNC 다이노스

2년차 징크스는 김종호에게도 찾아왔다. 2014 시즌 초반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박민우에게 1번 타자 자리를 내주고, 대주자로 출전하는 일이 잦아졌다. 좌익수 자리도 권희동과 나눠가져야 했다. 기복 있긴 했지만, 어느 정도 살아난 모습을 보여주며 타율 0.262, 25타점, 58득점, 22도루로 시즌을 마감했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억대연봉에 진입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2015시즌 김종호는 NC 타선을 이끄는 주축이 됐다. 톱타자를 박민우에게 넘겨줬지만, 2번 타자로 누구보다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11일 현재 타율 0.333, 8타점, 24득점, 10도루(4위). 상대 배터리의 혼을 빼놓는 주루로 나성범-테임즈-이호준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파괴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물론, 방망이도 잘 친다. KBO리그 타율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키플레이어로 김종호를 뽑았다. 기대에 보답하듯, 김종호는 치열한 좌익수 경쟁을 뚫고 공수주 모든 면에서 팀을 이끌고 있다. NC의 캐치프레이즈인 ‘전력질주’를 가장 잘 실천하는 중이다.

도루는 실패 시 팀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성공 시에는 그 도루 하나가 팀 전체를 승리로 이끌기도 한다. 김종호는 NC 뛰는 야구의 선봉장으로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전력질주 하고 있다. 베이스뿐만 아니라, 야구 인생에서도 쉴 새 없이 전진하는 김종호. 그의 야구가 기대된다.

byyym360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