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금호산업 채권단이 18일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단독으로 금호산업 매각 협상을 진행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오는 8월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금호산업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채권단 의결권 기준 98%가 박삼구 회장과의 개별협상을 통한 매각 추진안에 동의했다. 가결 요건인 지분비율의 75%이상 동의가 만족됨에 따라 금호산업은 박삼구 회장과의 협상을 통해 매각되게 됐다. 보유지분으로 계산하면 채권단이 보유한 57.54% 가운데 56.28%가 동의 의견을냈다.

앞으로 채권단과 박삼구 회장은 6월 중 삼일회계법인, 안진회계법인 두 곳의 매각가치 산정 절차를 거친다.

이렇게 나온 기업 가치에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으로 7월 협상을 벌이고, 박 회장은 8월에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박 회장은 지난 1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금호산업에 대한 가격 결정은 채권단의 몫”이라면서도 “기업가치는 억지로 올리거나 내릴 수 없는 것이다. 채권단이 무리하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채권단이 복수의 회계법인을 통해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하는 과정에서 매각 희망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호반건설 응찰가(6007억원) 수준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달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본입찰에서 6007억원을 제시했지만 채권단은 가격이 예상보다 낮다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지 않았다.

채권단 관계자는 “실사 결과가 나와봐야겠지만 호반건설이 제시한 가격은 기대에 한참 못미친다”며 “1조원 안팎으로 팔아야 한다는 의견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의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유가하락 효과로 실적이 개선되는 등의 호재가 실사에 반영되면 가격이 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회계법인 업계에서는 채권단의 희망대로 기업가치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평가시점과 기준이 유사하기 때문에 재평가를 한다고 해서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호반건설 가격 대비 10% 내외 수준에서는 변동이 가능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열린 채권단 운영위원회에서 우리은행이 “회계법인에 금호산업 재평가를 맡겨도 호반건설 이상의 가격을 보장 받을 수 없다”며 “6007억원에 금호산업을 박 회장에 매각하자”고 주장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만약 박 회장이 채권단이 실사 이후 제시한 금액에 동의하지 않으면 채권단은 다시 일방적으로 가격을 통보할 수 있다. 박 회장이 이를 재차 거부하면 채권단은 거부 통보를 받고서 6개월 내에 같은 조건에 제3 자와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채권단은 박 회장과의 협상 무산에 대비해 금호산업을 재무구조개선약정(워크아웃)에서 졸업시킨 뒤 다른 곳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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