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4인조 걸그룹 스텔라의 ‘마리오네트‘의 뮤직비디오를 봤다. 최근 들어서도 섹시한 컨셉, 노출 컨셉의 걸그룹들이 나왔지만 스텔라의 의상과 동작은 수위가 훨씬 더 높다. “너무 심하다” “이건 아니다”라는 반응들도 나왔다. 스텔라는 13일 ‘엠카운트다운′에 논란이 된 뮤비 의상을 그대로 입고 컴백했다.
걸그룹들이 섹시, 노출, 19금 컨셉 전략을 쓰는 게 새롭지는 않다. 하지만 수위가 너무 높아 보는 게 불편할 정도까지 갔다. 걸그룹 제작자들도 이런 반응은 충분히 예상했다. 그런데도 왜 이럴까?
몇몇 걸그룹들은 다른 스타일들을 시도한 후에 섹시 컨셉을 보여주고 있다. 2011년 데뷔한 스텔라도 섹시와는 다른 몇가지 스타일을 시도했었다. 데뷔 3년차인 AOA는 여성밴드그룹이었다가 ‘짧은 치마’로 과감한 섹시 콘셉트를 내세우며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서도 1위를 했다. 춤이 선정이었던 ‘B.B.B’의 달샤벳도 처음에는 섹시함을 내세우지 않았다.
그러니 이런 걸그룹에게 섹시함은 고의로 작정하고 나온 컨셉이라 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면서 현실적 선택으로 나온 게 섹시 컨셉이었다. 이른바 생계형 섹시 걸그룹이다.
걸그룹이 시장에 너무 많이 나와 차별화가 어려워지면서 섹시함, 노출, 비주얼쪽으로 관심과 주목의 방향을 돌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걸그룹의 경우 주된 수익이 노래(음반음원)에서가 아닌, 행사에서 나온다. 섹시컨셉에 어울리는 행사는 도처에 많이 있다.
걸그룹이 수없이 나오고 있는데, 관심을 못받으면 끝이다. 사라진다는 말이다. 그래서 욕이라도 먹어 관심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10년전 ‘쥬얼리’의 멤버 박정아가 기자에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우리 기사의 댓글 10개중 7~8개는 욕이에요.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걸그룹에게는 욕도 관심이다. 섹시 컨셉이 아니었던 쥬얼리에게도 욕의 댓글이 많이 달리는 데 19금 전략을 쓰는 걸그룹에게 오죽 많은 욕설과 비아냥의 댓글이 달릴까. 하지만 그 욕도 관심이고 이슈이며, 논란이다.
연예기사중에 가장 재미없는 것이 신인 아이돌, 신인 걸그룹의 인터뷰 기사다. 대중이 잘 모르는 멤버 개개인의 이름을 부각시킬 수도 없고, 인생 경험이 별로 없는 아이들의 없는 스토리를 억지로 만들 기도 어렵다. 그러니 그들의 이야기는 세계평화를 위해 힘쓰겠다는 미스코리아의 소감 못지않게 추상적이고, 공허하게 들린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이런 인터뷰 기사나 밋밋한 노래의 반응 보다는 좀 더 강한, 좀 더 센 섹시 컨셉이 유용하다. 선정적인 섹시 컨셉을 들고나온 걸그룹이 청각적인 공감으로 이어지면 그런대로 봐줄 수 있지만, 그런 것 없이 시각적인 자극만 강하게 남는다면 대중은 ‘이거 뭐야?’ 하게 된다.
그럼에도 섹시하고 선정적인 걸그룹은 계속 등장할 전망이다. 제작진이 그렇게 해야만 살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갖가지 머리를 굴리고 나온 걸그룹의 섹시 메이킹 전략을 바라보는 매체들의 해석뿐 만 아니라 섹시한 걸그룹을 소비하는 대중의 반응도 ‘단순 욕‘ 이상의 진화를 보여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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