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4월 신용카드 승인실적이 전년에 비해 15.4% 늘었다. 2012년 9월(15.7%)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뒷걸음질을 치던 소비자심리지수도 모처럼 2개월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경기회복의 잣대로 삼는 남성의류도 매출이 플러스로 전환되고 있다.
수치로만 놓고 보면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정책당국의 방향추도 일단은 ‘소비심리 회복’에 맞춰져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회복이다” “아직은 아니다”는 목소리가 비등비등하다. 한 마디로 애매한 상황이라는 애기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4월 카드승인금액은 54조4100억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15.4% 증가해 모처럼 두 자리수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소비심리의 바로미터로 볼 수 있는 신용카드 승인금액도 43조3300억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14.2% 늘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보다 1포인트 오른 105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가 이어져 지난 3월 101까지 떨어졌던 것이 최근 두 달째 오름세를 보이며 7개월만에 105선을 회복했다. 앞으로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가구가 그 만큼 많다는 뜻이다.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듯한 모습은 지표로만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자동차 판매 등 시장에서도 조금씩이나마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령 이마트의 4월 패션 부문 매출이 2011년 이후 42개월간 마이너스 행진에 마침표를 찍고 전년 동월보다 1.4% 늘었다. 특히 가장 움츠러들었던 남성 정장과 구두 매출이 각각 5.8%, 19.1% 늘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하지만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여기까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질소비지출은 0.6%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에 전년대비 4.4% 증가율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가계소비 둔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1분기 평균소비성향 역시 72.3%로 관련 통계가 전국 단위로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1분기 기준으로 최저치다.
게다가 5월 임금수준전망은 전달 보다 오히려 1포인트 떨어졌다. 물가상승에 대한 인식과 전망 역시 지지부진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1년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5%로 역대 최저치였던 전달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가계빚이 1100조원을 육박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예고도 경고 사이렌을 울리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소비심리 회복을 나타내주는 지표의 이면에는 ‘일회성’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다는 것도 마냥 좋아만 할 일은 아니다.
카드 업계 한 관계자는 “실질물가상승률이 제로 베이스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감안하면 최근 신용카드 승인금액의 증가는 나름 의미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국세의 카드납부 한도 폐지와 같은 일회성 요인이 크고, 세부 업종별로 보더라도 아직은 섣불리 소비심리가 회복됐다고 단정하기엔 이른감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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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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