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연일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비난을 넘어 선 저주 수준의 악담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의 온갖 험악한 단어와 여성비하 표현까지 동원한 박 대통령에 대한 비난은 정상적인 외교관계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저열한 수준이지만 나름의 몇 가지 패턴을 찾아볼 수 있다.
▶“최고존엄과 체제 건드리는 것 못 참겠다”=우선 북한은 박 대통령이 자신들의 ‘최고존엄’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우회적으로 거론하거나 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강하게 반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숙청과 관련해 북한의 ‘공포정치’를 언급하자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대남선전용 웹시이트 우리민족끼리 등을 총동원해 박 대통령에게 ‘기형적인 독사’, ‘인간 아닌 산송장’, ‘기형아’, ‘희세의 악녀’, ‘다 늙어빠진 노파’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지난 27일 조국통일연구원이 ‘천추에 용납 못할 박근혜의 만고죄악을 고발한다’는 제목의 백서에서 박 대통령을 “우리의 체제와 존엄을 악랄하게 중상모독하며 동족대결 광란으로 북남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넣었다”고 비난한 것은 대표적인 예이다.
자신들의 체제 정당성과 직결되는 인권문제와 관련해서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9일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의 서울 설치 추진에 대해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면서 “서울에 ‘북인권사무소’ 문패가 달리는 순간부터 박근혜 일당은 용서를 모르는 우리의 백두산 총대의 첫 번째 타격대상이 돼 가장 비참한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미동맹도 비난거리...“식민지 충견”=한미동맹도 북한이 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단골소재다.
북한은 박 대통령의 6월 미국 방문 소식이 알려지자 우리민족끼리에 게재된 ‘6월의 미국 행각에 보내는 경고’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오바마의 품에 기여 들어 장단을 맞추면서 반공화국 대결 치맛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특히 박 대통령의 6월 14~18일 미국 방문일정을 민간차원에서 추진중인 6ㆍ15 남북공동행사와 연결시키면서 “굳이 이때에 외세를, 그것도 우리 민족을 분열시킨 장본인인 미국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한이 글로 옮기기 낯 뜨거울 정도로 민망한 표현을 동원해 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도 대부분 미국과 관련해서다.
북한이 근래 가장 맹렬한 강도로 박 대통령을 비난했던 지난 18일 ‘악취 풍기는 악담질에 이골이 난 박근혜야말로 우리 민족의 수치이고 비극이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전국연합근로단체 대변인 담화가 한 예다.
담화는 박 대통령을 겨냥해 “암탉이 울면 집안에 망조가 비낀다”면서 “박근혜가 일구는 치마폭의 바람질은 외세에 넋은 물론 쓸개까지 다 섬겨바치는 망동짓”이라고 하는 등 여성비하적인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정윤회 문건’, ‘성완종 리스트’ 등 南 스캔들도 빌미=북한은 남한의 정치정세 문제도 박 대통령을 겨냥한 비난의 먹잇감으로 삼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북한은 박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끌어들여 ‘파쇼통치의 부활’, ‘군부독재통치 재현’ 식으로 비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윤회 씨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으로 불거졌던 ‘정윤회 문건’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성완종 리스트’ 등 남한에서 정치스캔들이 불거졌을 때 적극적인 비난공세를 펼치고 있다.
북한은 ‘정윤회 문건’에 대해 “남조선정국을 뒤흔드는 국정개입의혹사건”으로 규정하고 “청와대를 쥐락펴락한 정윤회는 현 집권자와 모호한 관계를 가지고 정치적 후견인 역할을 놀던 목사 최태민의 사위”라고 주장하는가하면,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선 “괴뢰정치권내 보수패거리들의 특대형 부정부패행위로 인해 지금 남조선 땅이 온통 아수라장처럼 되고 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은 이번 사건에 보수패당의 우두머리들, 현 집권자의 최측근 심복들이라고 자처하는 인물들이 줄줄이 연계돼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북한이 남한 정치정세 문제를 박 대통령 비난 소재로 삼는 것은 체제비판과 한미동맹 문제가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기 때문에 반발하는 것과 달리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박 대통령에 불리한 정치적 환경을 이용해 공세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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