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ㆍ양대근 기자] ‘성완종 리스트’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이 리스트 당사자인 홍문종(60) 새누리당 의원을 소환해 16시간 이상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수사팀은 홍 의원으로부터 확보한 진술과 그동안 축적해 온 자료를 면밀히 대조하는 등 ‘혐의점 찾기’ 작업에 돌입했다.
최근 2억원 전달자로 지목된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 출신 김모(54)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의혹 시점도 대선에서 총선으로 바뀌면서 “봐주기 수사”라는 야권의 반발이 높아지는 가운데 검찰이 판세를 뒤집을 반전카드를 가지고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홍 의원은 9일 오전 조사실에서 나오면서 취재진에게 “최선을 다해 철저히 소명했다”며 “예상치 못한 질문이 많이 나왔고 (여기에) 성심성의껏 답했다”고 밝혔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과거 동선과 본인의 일정이 겹치느냐는 질문에 홍 의원은 “만난 건 만났다고 했고, 안 만난 부분은 안 만났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홍 의원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캠프에서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던 당시 성 전 회장으로부터 2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마디로 김씨의 혐의와는 별도의 자금이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검찰 조사에서 홍 의원은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수사 흐름을 볼 때 성 전회장의 사망은 검찰을 곤혹스럽게 한다. 검찰은 그러나 그간 성 전 회장의 동선을 정밀 복원하고 2012년 대선,총선자금의 수입과 지출을 일일이 대조하는 등 실낱 같은 단서를 찾기 위해 광범위한 수사를 벌여왔다고 밝히면서 “그냥 불렀겠느냐”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지금까지 수십년간 검찰의 수사 관행으로 미뤄 홍 의원을 소환까지 한 데는 ‘비빌 만한 만한 언덕’을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 때문에 홍의원과 검찰 간의 기싸움이 이번 1차 소환조사로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세를 넘지 못하고 파장분위기에 접어들었다’는 섣부른 비관론이 나오면서 최대 고비를 맞은 검찰이 ‘승부수’를 던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에 대한 수사 때부터 “금품수수 혐의로 누군가를 소환할 때는 일시ㆍ장소를 특정하지 않고 부르지는 않는다”고 강조해왔다. ‘메르스 사태’를 틈탄 기습 출두 논란에도 검찰이 홍 의원 측의 요구를 들어준 점도 고강도 추궁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비빌 언덕’이 무너진다면 이번 수사는 마무리국면으로 접어들 것이고, 홍의원이 ‘예상치 못한 많은 질문’이라고 표현했듯 뭔가 추궁할 것이 더 있다면 검찰과 실세 간 기싸움은 좀 더 이어질 전망이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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