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 복심’ 이정현 “정치공세는 무책임” 김무성 대표 “靑의 문제…나는 생각없다” 野도 “진정성 보여주면 국민도 이해할 것”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9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세가 채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오는 14일 방미(訪美) 일정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 “한미 관계에 있어서 외교적 현안은 매우 중대한 것인 만큼 전적으로 대통령과 외교당국이 신중한 판단을 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평가받는 이정현 최고위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같이 밝히고, “정치권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했다. 박 대통령의 방미를 둘러싸고 여당인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다.
그는 “미국과 한국 대통령의 바쁜 일정을 감안한다면 ‘연기’가 아니고 사실상 ‘취소’될 수 밖에 없다”며 “한반도 주변 정세를 감안한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할 땐 언제고 지금와서 일방적으로 취소하라 마라 하는 건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또 “그 동안엔 우리 외교가 샌드위치 신세라고 비판하며, 무조건 (미국 등과 정상회담을) 추진하라고 해왔다”며 “미국과의 관계, 중국과의 관계 이런 걸 통해 한반도의 외교ㆍ안보ㆍ경제 등 중요한 문제를 논의해야 하는데 다짜고짜 ‘취소하라’, ‘가지마라’ 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각계 의견을 청와대나 외교부에서 수렴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청와대가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그는 대표로서의 생각을 묻자 “나는 생각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 단축이나 연기에 대해 “특별한 말씀을 전해 드릴 게 없다”고 밝혔다. 전날과 동일한 입장을 전한 것으로, ‘메르스’ 비상사태 국면 속에서 방미 관련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사실상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아 주목된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최고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는 정말 중요하다”며 “다만, 대통령께서 국민의 고통과 함께한다는 성정만 가지고 계신다면, 왜 지금 방미하는 걸 반대하겠나”라고 했다.
그는 “‘성완종 리스트’라든지, ‘세월호 사건’이라든지, 그 분이 외국에 가실 때에 이런 안 좋은 일들이 터졌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걱정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고통과 함께하겠다는 진정한 마음, 그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준다면, 미국에 가시나, 여기에 계시나, 무슨 차이가 있겠나. 국민들은 충분히 그걸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그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같은 당의 강기정 정책위의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메르스가 진정되지 않는 시기에 대통령의 부재로 국민 불안감이 커질 것”이라면서도 한미 정상회담 계기에 정식 의제와는 별도로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문제 등이 국민합의 없이 논의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아울러 ▷탄저균의 한반도 유입에 대한 미국 측의 사과ㆍ재발방지 대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시 약속했던 전문직 비자쿼터 이행 등을 박 대통령이 촉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성원ㆍ박수진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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