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보이스피싱으로 수억여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의 기지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검찰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4억여원을 가로챈 혐의(상습사기)로 A(19)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공범을 추적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이달 4일부터 15일까지 검찰을 사칭, 피해자들에게 “계좌가 범죄에 이용됐다”며 “금융감독원 계좌로 예금을 이체해 공범이 아니란 사실을 증명하라”는 수법으로 총 11명으로부터 4억3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보이스피싱으로 돈을 가로챈 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을 인출책으로 이용해 돈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위적으로 거래실적을 쌓아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원하는 만큼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피해금을 대신 인출하게 한 것이다.
피해자들로부터 가로챈 4억3000여만원 중 2억6000여만원은 이런 식으로 현금화해 중국내 총책에게 송금했다.
그러나 A 씨 일당은 지난 15일 줄줄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앞서 11일 공범인 B(22) 씨가 강동구의 한 은행지점 앞에서 검거된 게 화근이었다.
경찰은 B 씨의 휴대전화에서 그가 ‘신입’인 A 씨에게 범행수법을 가르치는 내용 등을 모바일 메신저 채팅 내역을 통해 확보했고, 나흘 뒤인 15일에는 A 씨가 C(52) 씨에게 가짜 대출 서류를 작성시키는 장면을 포착했다.
A 씨와 C 씨를 미행한 경찰은 A 씨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의 한 시중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려는 기미를 보이자 은행 측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은행은 5만원권 200장과 크기와 무게가 비슷한 물티슈를 현금 대신 봉투 5개에 담아 이를 C 씨에게 건넸다.
급전이 필요해 인출책으로 동원된 C 씨는 어차피 자기 돈이 아니라고 생각해 내용물도 확인하지 않고 A 씨에게 건넸다.
그 순간 주변에 진을 치고 있던 경찰은 A 씨를 급습, 그를 비롯해 근처에서 망을 보고 있던 감시역 D(26) 씨까지 체포했다.
경찰은 C 씨 등의 계좌에 입금된 1억7000만원을 회수해 주인에게 돌려준 한편, 나머지 공범을 추적하고 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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