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중국의 최대 석유공급원으로 떠올랐다. 러시아는 경제제재로 막힌 원유수출의 판로를 뚫고, 중국은 미국 등 서방 영향권 밖에서 새로운 원유 공급원을 갖게 된 셈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지난 5월 중국에 대한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전달보다 21% 증가한 하루 평균 93만배럴을 기록, 사우디를 누르고 중국의 1위 석유수입국이 됐다고 보도했다.
컨설팅업체 에너지애스펙츠의 암리타 센 석유시장 연구부문 대표는 “2007년부터 기록을 시작한 이후 러시아가 중국의 최대 석유 공급국가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제재로 막힌 유럽시장을 벗어나 에너지 수출시장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을 펼쳤다. 이를 위해 동아시아로 눈길을 돌린 러시아는 지난해 국영 에너지 기업 로스네프트 등을 통해 중국과 잇따라 장기 에너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센 대표는 “장기 석유 공급 계약으로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이 향후 몇 년 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수출시장을 넓히면서 사우디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장기간 석유를 공급하고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사우디는 5월 대(對)중국 일일 석유 수출량이 전달보다 43% 감소하며 72만2000배럴로 줄어들었다. 사우디의 대 중국 석유 수출량은 앙골라보다 못해 3위로 내려앉았다.
에드 모스 시티그룹 글로벌 원자재 연구 대표는 “이같은 추세는 중동 산유국이 앞으로 중국에서 겪게될 피할 수 없는 문제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셰일혁명으로 중동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데다, 러시아와 브라질 등이 중국으로부터의 차관을 대가로 한 장기 석유 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사우디와 이라크 등의 중국 내 점유율 경쟁이 어려워 질 것이란 전망이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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