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표 KOTRA 중국지역본부 부본부장
요즘 중국 지방정부 공무원을 만나다 보면 한-중 FTA 서명과 함께 한국과의 전자상거래에 많은 관심을 가진다는 것을 느낀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중국 하이타오(海淘)족을 겨냥한 한국제품 직구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다며, 협력을 원하는 한국기업을 소개해 달라고 말한다.
하이타오족은 중국에서 해외 직구족을 일컫는 말이다. 페이팔(paypal)에 따르면 하이타오족은 1,800만 명을 넘어섰으며, 2018년 그 수가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의 해외 직구 시장규모도 1조 위안(약 18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이웃에 세계 최대 해외 직구 시장이 생기는 셈이다. 게다가 중국 인터넷 이용자 수가 6억 명을 훌쩍 넘어서고 있으니 경제성장에 따른 구매력증가와 함께 잠재력 역시 크다고 할 수 있다.
한류열풍으로 인해 한국제품의 선호도와 인지도가 과거에 비해 높아지면서, 한국 쇼핑사이트에 접속해 제품을 구매하는 하이타오족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G마켓에 따르면, 2013년 해외 쇼핑객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반에 가깝다.
구매파워를 자랑하는 하이타오족을 노리는 수요가 한중 양국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성급한 대응은 금물이다. 우선 해를 거듭할수록 강화되는 소비자 권익 보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전자상거래가 주요 유통채널로 부각되면서 지난해 3월 15일 기존 소비자보호법에 대한 대대적인 ‘메스’가 가해졌다. 중국은 전자상거래 분야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한 한국보다도 훨씬 까다롭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국가다.
중국 정부가 소비자 권익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 역시 역 직구 서비스 품질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리커창 총리는 올해 전인대에서 발표한 정부업무보고에서 ‘대중 소비 장려’와 ‘소비자 권익보호’를 여러 번 강조했다. 이를 미뤄볼 때 해외 직구 분야에 대해 중국 정부가 규제의 칼날을 언제 들이댈지 모르는 상황이다.
해외 직구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오랜 배송기간과 오배송, 물류비 부담 등 문제점도 갖고 있다. 이러한 불만 사례가 대중국 역 직구 시장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품질관리 및 정품 보장, 신속한 배송 및 통관, 애프터서비스, 명확한 책임배상 시스템을 갖추어 하이타오족의 신뢰를 쌓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배송과 통관 관련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KOTRA는 ‘해상 간이통관 시스템’을 중국 칭다오세관에 제안하고, 현재 시험 가동 중이다. 해상 간이통관 시스템은 EDI(주문내역, 주문자, 운송, 택배, 결제정보), 송장 발부, 상품검사 등을 일괄 추진하는 것으로 편의성과 비용절감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해상운송과 현지 택배 물류를 긴밀히 연계하여 시간 대비 운송 효율성도 높였다. ‘짝퉁’ 문제 역시 해상 간이통관 시스템의 브랜드화를 통하여 ‘한국 정품’ 인증을 지원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중국 소비자가 한국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 구매한 상품을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다시 찾게 하는 것이 역 직구의 핵심인 만큼 O2O(Online to Offline) 연계 전략을 통해 재구매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쇼핑에 있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는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보다 편리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O2O 채널 구축은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이다.
최근 메르스로 인해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 숫자가 급감하고 비즈니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손자병법에 ‘풍림화산(風林火山)’이란 말이 있다.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전략을 수립하고 운용하여야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말이다. 그 어느 때보다 온라인을 활용한 사이버 마케팅의 중요성과 장점이 더욱 주목받는 시기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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