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장면 1, 뜬구름 같은 세상에 술 마시고 거문고 타는 신선의 즐거움을 노래한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이 적힌 병풍을 배경으로 한국과 일본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장면 2, 유엔의 인권 분야 수장인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비롯해 국내외 인권 관련 주요 인사들의 참여 속에 유엔 북한인권사무소가 북한의 코앞인 서울에서 문을 열었다.

광복 70주년과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 남북관계와 한일관계의 상황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열린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하며 박수를 받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o@heraldcorp.com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열린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하며 박수를 받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o@heraldcorp.com

1965년 한일수교 이래 최악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던 한일관계는 서울과 도쿄에서 동시에 개최된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당초 불참으로 가닥이 잡혔다 막판에 성사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기념행사 교차 참석은 한일관계 개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양국 정상은 이날 협력과 미래를 한 목소리로 노래했다. 박 대통령은 “한일 양국이 새로운 협력과 공영의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아베 총리는 “앞으로 50년을 내다보며 함께 손잡고 일할 양국간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자”고 화답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여전히 갈등의 골은 남아있지만 조선인 강제징용 일본 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과 관련해 타협점을 찾아가는 등 가시적 성과도 만들고 있다.

반면 남북관계는 제자리걸음을 넘어 뒷걸음치는 형국이다. 북한은 지난 19일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 다음 달 개막하는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북한은 불참을 통보하면서 “우리측의 반복된 경고에도 남한정부는 군사적 대립을 계속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북한이 빌미로 삼은 것은 23일 서울에 설치된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였다.

‘우리식 사회주의제도’에서는 인권문제가 있을 수도 없고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북한은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에 대해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에도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

6ㆍ15 남북공동행사 무산에 이어 북한의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불참으로 분단 70년, 광복 70주년의 의미는 퇴색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상황을 뚫을 돌파구마저 쉽사리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남북 모두 역사적인 광복 70주년을 그저 흘려보내고 있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우선 민간을 앞세운 선민후관(先民後官) 등을 통해 출구를 마련하고 상호 비방과 중상 등 쟁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