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4년차에 접어든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김일성ㆍ김정일 우상화 강도를 낮추는 모습이다.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 선포에 대비한 사전정지 작업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북한의 대표적인 문화예술단인 모란봉악단의 최근 공연 영상 분석 결과, 배경 영상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이 사라지고 김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모습만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공연에서 김 제1위원장의 영상과 함께 김 주석과 김 국방위원장의 모습이 빠짐없이 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모란봉악단의 지난해 5월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축하공연’ 때는 ‘인민은 일편단심’, ‘나는 영원히 그대의 아들’ 등의 노래 배경에 김일성 부자의 영상이 깔렸다.

같은 해 9월 신작음악회 당시만 해도 ‘만경대혁명학원 교가’, ‘철령 아래 사과바다’ 등의 배경에 김일성 부자의 생전 활동 영상이 등장했다.

김 제1위원장의 김일성 부자 ‘색깔빼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김 제1위원장은 왼쪽 가슴에 항상 ‘김일성ㆍ김정일 배지’를 달았으나 지난달부터 배지를 가슴에 달지 않고 공개석상에 나서는 횟수가 늘어났다.

김일성ㆍ김정일 배지는 동상과 함께 김일성 부자 우상화의 핵심인데, 김 제1위원장이 여러 차례에 걸쳐 달지 않았다는 것은 의도적인 행동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난 2일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평양 순안국제공항 신청사에서도 김일성 주석의 대형 초상화가 사라졌다.

순안국제공항의 김일성 주석 대형 초상화는 평양을 찾은 방문객들이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대표적인 ‘촬영 포인트’ 중 하나다.

‘모란봉악단을 통해서 본 김정은 시대’라는 논문을 쓴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모란봉악단의 첫 공연부터 지금까지의 공연을 보면 점차 김일성ㆍ김정일 찬양이라는 주제는 사라지고 있다”며 “모란봉악단 공연의 이런 변화는 김정은의 가슴에서 김일성ㆍ김정일 배지가 사라진 것과 연관 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북한전문가는 “김 제1위원장이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서겠다는 신호”라며 “당 창건 70주년을 계기로 김 주석의 주체사상, 김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처럼 자신만의 이데올로기를 내걸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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