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연일 오픈 프라이머리(Open Primary, 완전국민경선제)를 강조하면서 도입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과거 야당이 주도했던 사안이지만, 최근에는 김 대표를 중심으로 여당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국민에게 공천을 돌려준다는 명분은 확실하지만, 정치신인의 진입을 막고 여론조사 방식에 좌우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예비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당원에 국한하지 않고 국민 모두에게 개방하는 제도다. 즉, 정당 후보를 당원이 아닌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방식이다.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정당별 후보를 선출할 때 도입하는 예비경선 방식에서 유래했다.
장점은 명확하다. 국민에게 개방하기 때문에 상향식의 투명한 공천을 지향할 수 있고 공천 과정에서 불거지는 부패 등을 차단할 수 있다. 국민이 직접 선출하기 때문에 ‘국민 후보’라는 명분도 얻는다.
또 당원이 아닌 국민이 뽑기 때문에 당내 파벌이나 계파 등이 아닌 후보자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선출이 가능하다. 당원을 넘어 국민에게 관심을 유발시켜 경선 과정부터 주목도가 높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단점도 만만치 않다. 국민 모두에게 개방하기 때문에 인지도가 결정적이다. 인기투표란 의미다. 인지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정치 신인에겐 불리하다. 현역 프리미엄이 한층 부각된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조국 교수는 이와 관련, “오픈 프라이머리를 하면 새누리당에서 현역 의원 교체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의원들에게 공천을 해줄 테니 대권은 나와 같이 가자고 선언한 것과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하면 현역이 대부분 다시 당선될 것이란 의미다.
반론도 있다. 정치신인이 불리한 건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정치신인이 어려운 과정을 거쳐 지역에서 본인의 정치 영역을 구축, 현역 의원과 대결해 이기는 게 진정한 정치개혁이지, 현 방식대로 ‘낙하산 공천’으로 정치신인이 현역을 이기는 게 맞느냐는 반론이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사실 각 당이 이미 부분적으로 도입한 상태다. 경선에 여론조사 결과를 일정 비율로 반영한 것도 오픈 프라이머리의 한 방식이다. 다만, 현재 논의되는 방향은 그 비율을 100%로 늘려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한국 정치에선 오픈 프라이머리가 처음 도입된 건 2002년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다. 100%는 아니었으나 이를 통해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이 예상을 깨고 최종 대선 후보로 뽑혔다. 2007년 때에는 당시 한나라당도 대선 후보 경선 때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민주통합당은 2012년 완전국민참여경선을 도입, 모바일 투표로 전국 순회 경선을 진행했다. 하지만, 모바일 투표를 두고 공정성 시비가 일면서 경선 보이콧 파행까지 낳았다.
최근에는 지난해 7ㆍ30, 올해 4ㆍ29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은 오픈 프라이머리를 전면 도입했다.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후보자를 선출했고, 본선에서 압승하면서 위력을 실감했다. 김 대표는 그 이후 오픈 프라이머리를 주장하면서 이들 선거 결과를 내세우고 있다.
반드시 여야가 동시에 적용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여야 한편이라도 거부하면 도입은 부담스럽다. 오픈 프라이머리의 단점 중 하나가 역선택의 우려다. 국민 모두에게 개방하다 보니 자칫 경쟁 당을 지지하는 국민이 상대 정당 경선에 참여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후보자를 선택할 가능성이다. 일부러 경쟁력 약한 후보자를 당선시키려 한다는 의미다. 김무성 대표가 여야 동시 도입을 계속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론조사 방식도 관건이다. 응답률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현 유선전화 방식에서 탈피, 무선전화 비율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010으로 지역을 특정할 수 없다는 점, 개인정보 유출 우려, 통신사의 협조 여부 등이 걸림돌이다.
김 대표는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에 “정치인생을 걸겠다”고 말하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어떤 식으로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상향식 공천을 도입시키겠다는 의지다. 야당도 국민에게 공청권을 돌려주자는 명분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내년 총선을 앞둔 올해 가을은 한국 정치판을 새롭게 짤 공천제가 탄생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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