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거짓말하나, 망자의 폭로 진위, 비자금장부 실체 친박 실세 계좌추적 왜 안했나, 수사 온도차 왜 홍지사 빅딜설, 특검은 진실 밝혀낼 수 있을까
[헤럴드경제=양대근ㆍ강승연 기자] 석달 가까이 온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성완종 리스트’ 의혹 관련 수사가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의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하지만 망자(亡者)의 마지막 폭로를 둘러싼 진실게임, 정권 실세에 대한 미온적인 검찰 수사 등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점들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검찰과 성완종 리스트 8인의 주장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고, 망자의 폭로에 대한 진위 여부와 비자금 장부의 실체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검찰이 친박 실세들의 계좌를 추적하지 않은 점도 의문으로 남는다.
정권 실세와 비친박인사, 야권 인사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 온도차도 느껴진다. 고 성완종 전 회장이 홍준표 경남지사를 놓고 검찰과 빅딜을 하려 했다는 의혹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향후 특검 수사와 정치권 사정이 본격화할 경우 드러나지 않은 진실이 규명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 ‘成 -리스트 8인방’ 누가 거짓말하나= 수사팀은 법조계 안팎의 관측대로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 2명에 대해서만 불구속 기소하고 다른 6명은 무혐의로 처리했다.
리스트 인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홍 지사는 “성완종과 아무 관련 없고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저만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옭아매어 뒤집어 씌운 검찰의 이번 결정은 그 어떤 이유로도 수용할 수 없다”며 “(메모에서) 홍준표에 대한 것만 사실이고 다른 분들 것은 모두 허위였단 말인가”라고 강하게 항변했다. 이 전 총리 측도 “분통하고 억울한 일이 벌어진 만큼 법정에서 결백을 입증하겠다”고 토로했다.
반면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검찰의 무혐의 결정으로 성 회장 사건과 관련한 모든 의혹과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기름이 물 위에 뜨듯 진실은 항상 거짓을 이기고 밝혀지게 마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망자가 작성한 리스트의 진위 여부도 결국 미제로 남았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4월 자신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홍 지사를 놓고 검찰과 ‘딜’을 시도하려 했다는 의혹 등 여러 뒷이야기가 나오는 실정이다.
▶ 친박 실세 계좌추적 왜 안했나 = 수사팀은 홍 지사와 이 전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6명에 대해선 따로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조차 하지 않았다. 친박 실세들에 대해 “처음부터 수사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의 경우 성 전 회장은 생전 인터뷰를 통해 금품 제공 액수(현금 2억원)와 시점(2012년 대선), 장소(사무실) 등을 밝혔다. 그가 남긴 메모지에도 ‘홍문종 2억’이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에 착수한 지 두 달여가 지난 뒤에야 홍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소환하는 데 그쳤다. 계좌 추적 등 강제 수사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녹음된 진술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나 증거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똑같이 공소시효가 지나 ‘공소권 없음’ 처분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에 대한 수사에서도 온도차를 보였다. 김 전 실장에 대해선 소환없이 서면 조사에 그친 반면 노씨에 대해서는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 대가로 5억원 가량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혐의 사실을 구체적으로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 특검은 진실 밝혀낼까 = 수사팀은 82일의 활동 기간 동안 140명을 조사하고 33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대대적인 수사를 벌여 방대한 자료를 확보했다. 경남기업의 현장전도금과 서산장학재단 등 비자금 흐름을 면밀히 파악하고, 의혹 당시 성 전 회장의 일정과 동선을 거의 대부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자료수집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증거인 ‘비밀장부’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났다. 성 전 회장이 자금 인출 보고를 받을 때 컴퓨터 엑셀 프로그램을 활용하지 못하게 하고, 종이로 한 번 읽어본 뒤 즉각 파쇄해 버리는 등 사실상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이다.
특검이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할 경우 이 같은 지난한 과정을 다시 반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미 의혹이 제기된 지 시간이 상당히 흘렀고 당사자들도 여기에 대한 만발의 대비를 마친 상황이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수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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