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ㆍ김진원 기자]분양대행업자로부터 거액의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59ㆍ사진) 의원이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가 지난달 2일 박 의원의 지역구인 남양주에 있는 분양대행업체 I사와 건설폐기물 처리업체 H사를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한 지 58일 만이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55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국민과 동료 국회의원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이 앞서 검찰에 제출한 자술서에 금품 수수 관련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과 관련해 “본인 관리를 엄격하게 하지 못했습니다. 구차하게 변명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받은 금품의 대가성 유무, 검찰 수사 뒤 이를 돌려준 정황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엔 “검찰에서 묻는 그대로 성실하게 조사에 응하겠다”고 짧게 대답한 뒤 조사실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I사 대표 김모(44ㆍ구속기소)씨가 회삿돈 45억여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확인했다. 이 가운데 2억원 안팎의 현금과 고가의 시계 7점, 안마의자 등이 박 의원에게 건네진 단서를 포착했다.
박 의원이 현물이나 현금으로 제공받은 금품을 경기도의회 의원 출신의 측근 정모(50ㆍ구속기소)씨를 시켜 김씨에게 돌려주려 한 정황도 파악됐다.
검찰은 박 의원을 상대로 김씨로부터 받은 금품의 성격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김씨가 정치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돈을 건넨 것인지, 사업상 편의를 봐 준 대가로 금품을 건넨 것인지가 쟁점이다. 대가성이 확인되면 박 의원에게 단순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특가법상 뇌물죄가 적용되면 수뢰액이 1억원 이상일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어 불법 정치자금 수수죄의 법정형(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보다 무겁다.
박 의원은 18대 국회에선 국토해양위원회 간사를 지냈고 19대 국회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국토교통위원장을 맡아 대형 건설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주택ㆍ토지ㆍ건설ㆍ수자원 등 국토 분야의 입법 활동을 관장한다.
박 의원은 이미 김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자수서를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
다만 구체적인 금품 액수에서 검찰 조사 내용과 차이가 있고 대가 관계에서 돈을 챙긴 게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김씨로부터 사업상 편의를 위해 박 의원 동생에게 2억5000만원을 줬다는 진술도 확보하고 이 가운데 일부가 박 의원에게로 흘러 들어갔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회삿돈 횡령 혐의를 받는 건설폐기물 처리업체 H사 대표 유모씨와의 유착 여부, 남양주시 고위 공무원이 쓰레기 소각 잔재 매립장 ‘에코랜드’의 체육시설 인허가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한 의혹과의 관련성 등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이날 박 의원에 대한 조사를 마치면 김씨로부터 받은 금품의 성격은 무엇인지, 추가 조사 필요성이 있는지 등을 검토한 뒤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금품의 속성과 박 의원이 조사에 응하는 태도 등에 따라 구속영장을 청구할지도 검토할 방침이다. 현역의원인 만큼 만약 영장을 청구한다면 국회의 체포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spa@heraldcorp.com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