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휴가는 비움이다. 비움으로써 채움을 준비한다는 의미다.
박근혜 대통령도 27일부터 닷새간 망중한을 즐기며 채움을 위한 비움에 들어갔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청와대 관저에서 조용한 휴가를 보낸데 이어 2년째 ‘방콕 휴가’다. 취임 첫해 박 대통령은 경남 거제의 저도를 찾아 ‘저도의 추억’에 젖었다. 아버지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휴가를 자주 갔던 곳이다. 하지만 그 이후 휴가에 바깥 나들이가 없다.
박 대통령은 휴식을 취하면서 임기반환점을 앞두고 국정현안 점검과 하반기 정국구상을 하는중이다. 그의 시선은 ‘경제와 개혁’을 향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온 데다 노동을 비롯한 공공ㆍ금융ㆍ교육 등 4대개혁을 위한 시간도 촉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휴가 전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휴가철이 끝나면 하반기에는 국정운영에 더욱 박차를 가해 국민 삶에서 체감이 되도록 각 부처가 적극적으로 책임행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국회도 한가롭게 여름휴가를 즐길 여유가 없다. 7, 8월 여름휴가 극성수기지만 추가경정예산안 등 처리와 국회법 개정에 따른 7, 8월 임시국회가 예고돼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과 유럽 정치권이 충분한 휴가를 보내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 가족과 함께 메사추세츠주 휴양지에서 보름간 휴가를 가질 예정이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포르투갈 등 해외여행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으로 골머리를 썩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3주간의 휴가를 즐기는 중이다.
우리 정서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자국내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동양권인 중국과 일본의 정치지도자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박한 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휴양지를 찾긴 하지만 최고지도부와 함께 동행한 가운데 주요 정책을 논의하는 ‘스터디 휴가’를 계획중이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집단자위권 행사 입법 강행으로 최대 정치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휴가에 들어갈 의회 회기를 9월까지 연장해놓고 ‘대기모드’에 들어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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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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