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광복70주년을 계기로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는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설치한 지뢰 폭발과 함께 사라졌다.

광복절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경축 분위기 대신 남북간 군사적 긴장감만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신종 도발’을 감행한데 이어 우리 군도 기한 없는 ‘보복응징’을 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잇따른 악재들은 이미 꼬인 남북관계를 더 꼬이게 하고 있다.

11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군은 전날 오후부터 경기도 서부전선 부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이 관계자는 방송의 구체적인 시간대와 내용은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앞으로 방송을 비정기적으로 계속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일 DMZ(비무장지대)에서 수색대원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에 중상을 입은 것에 대한 첫 대응조치다. 지난 2004년 이후 11년 만에 재개되는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DMZ 근방에서의 남북간 군사적 긴장감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북한은 ‘심리전’에 속하는 당국 차원의 비방 방송에 유난히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서 추가 도발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정부가 대북방송을 재개하려고 하자 “조준사격으로 날려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후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4년 발표한 대남 3대 중대제안 중 가장 먼저 거론한 것도 ‘상호 비방ㆍ중상 중단’이었다.

남북관계의 크고 작은 악재들은 남북이 광복70주년을 계기로 화해 모드에 돌입할 기회마저 뺏고 있다. 이희호 이사장은 지난 5일부터 나흘간 북한을 방문했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초청을 한 당사자가 면담에 나서지 않는 것과 관련, ‘외교적 결례’, ‘홀대’ 논란이 불거졌다.

비슷한 시기 북한은 정부가 광복70주년을 맞아 남북관계 개선을 목적으로 보낸 대화제의 서한을 거절했다. 그러면서 오는 광복절부터 표준시를 30분 늦추겠다고 일방 선언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8ㆍ15 경축사도 남북 화해 메시지보다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기조와 함께 한ㆍ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까지 이어지면 남북관계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 이후의 남북관계는 발 닿는 곳곳이 지뢰밭”이라며 “광복70주년의 의미는 이미 퇴색된 지 오래고, 현재로서는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탈출구도 딱히 보이지 않아 총체적 난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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