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 투명성 확보 위해 호텔롯데 기업 공개 밝혀 -‘황제주’ 롯데칠성ㆍ롯데제과 등 액면분할도 예상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ㆍ성연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또 한번 고개 숙였다. 신 회장은 11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며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하고, 가까운 시일 내 기업 공개를 할 수 있게 노력하는 등 종합적 개선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롯데그룹 순환출자를 80% 이상 해소할 것이며, 중장기적으로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롯데가의 경영권 다툼은 신동빈 회장에게로 결론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반대해왔던 사안이었다. 롯데그룹의 의사결정권이 아버지가 아닌 신동빈 회장에게 있음을 공개한 것과 다름 없다.

남은 것은 그의 ‘액션 플랜’이다. 17일 일본에서 주주총회가 예정돼있지만, 이미 우호지분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신 회장이 이 주총에서의 지분 다툼에서 밀려날 것을 염두에 두진 않는 것 같다. 그에게 남은 과제는 자신의 말대로, 한국에서 매출 95%가 발생하는 롯데그룹에 대한 반감이 한국에서 번진 것을 해결하는 것일테다.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보다 ‘투명경영’을 확보하겠다는 것은 롯데에 대한 불신을 희석시키기 위한 카드로 읽힌다. 호텔롯데는 롯데건설(지분율 43.07%) 롯데손해보험(26.58%) 롯데케미칼(12.68%) 롯데푸드(8.91%) 롯데쇼핑(8.83%) 롯데칠성음료(5.92%) 롯데제과(3.21%)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고루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인 지주회사로 통한다. 그러나 일본의 롯데홀딩스가 최대주주(지분율 19.07%)이고, 정체불명의 L투자회사 12곳이 72.65%의 지분을 나눠갖고 있어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신동빈 회장은 L투자회사에 대해 “1972년 호텔 투자를 시작할 당시 10억 달러라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할 수 없어, 일본 롯데제과 등 다수의 일본 롯데 계열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했다”면서 “이 회사들은 오랜기간 호텔롯데에 주주로 남아있었고, 2000년대 들어 일본 롯데제과 등이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분할하면서 투자부문에 남은 법인이 L투자회사”라고 설명했다.

재계는 호텔롯데 기업공개와 더불어 롯데그룹 내 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의 액면분할이 이뤄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 롯데칠성음료는 주당 가격이 220만원이 넘고 롯데제과도 17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롯데칠성 주가는 코스피 내 1위다. 거래가가 높고 유통 주식수가 적어서 액면분할 시 주식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올해 역시 황제주로 꼽혔던 아모레퍼시픽도 액면분할을 실시한 바 있다.

롯데그룹이 이처럼 시장에서 활로를 찾을 것이란 예상은 신동빈 회장이 증권맨 출신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과거 노무라 증권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그의 아들 신유열 씨도 현재 노무라 증권에 다니고 있다. 노무라는 일본계 증권사지만, 2008년 북미발 금융위기로 무너진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올해 환갑인 신 회장이 향후 아들 유열씨에게 롯데를 물려줄 것을 대비해, 시장에서 투자자금을 끌어모아 기업을 키우는 ‘신동빈 경영 방식’을 예습시키는 것과 다름 없다는 분석이다.

신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 구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3분의1이 광윤사, 3분의1이 종업원지주회(우리사주), 나머지 3분의1이 임원들이 컨트롤할 수 있는 자회사나 집안 등이 갖고 있다”면서 “내 지분은 1.4%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은 기본적으로 종업원, 임직원의 지시를 받고 경영하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롯데그룹 계열사의 사장단과 노동조합은 신동빈 회장 지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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