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남북 군사적 긴장이 고위급 접촉으로 일단락된 직후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가졌다. 박 대통령이 여당 의원 전원을 초대하는 건 이번이 두번째로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박 대통령은 국정 운영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소속의원들의 오찬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이날 박 대통령은 정오 연보라색 재킷을 입은 채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와 함께 오찬 장소인 청와대 영빈관에 입장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지뢰·포격 도발과 남북 고위급 접촉 과정을 회고하며 “일촉즉발의 긴박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눈에 실핏줄이 터졌습니다”라고 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무박 4일간 남북 고위급 접촉을 진두지휘하며 극도의 긴장과 피로를 겪었던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시종일관 의원들과 살갑게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했고, 간혹 나오는 박 대통령의 유머로 웃음이 터졌다고 전해졌다.
오찬에서 박 대통령은 지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행사 끝 무렵에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가 나오자 말레이시아 총리가 자신에게 “박 대통령이 함께 말춤을 추자고 하면 어떡하나 대단히 긴장했는데 다행히 그러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말한 일화를 전해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처럼 나라 밖에서 한류 열풍이 대단하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문화 융성을 통한 창조경제 구현에 의원들이 힘을 보태달라고 부탁했다.
박 대통령은 또 김희국 의원이 소개한 ’재미있는 이야기‘에 의원들 반응이 심드렁하자 ‘부시맨 시리즈’의 개그 한 토막을 직접 꺼냈다.
박 대통령은 과거 개그맨 최양락 씨가 ‘미국의 부시 대통령을 만났는데, 부시맨이 아니더라’라고 했다는 개그를 소개했고, 이에 의원들이 박장대소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또한 가장 먼저 건배사에 나선 서청원 최고위원은 전날 극적으로 타결된 남북 접촉을 언급하며 “이번 남북 회담은 원칙이 승리한 회담이라는 게 국민의 생각이고, 이에 찬사를 보낸다”며 “이번 일을 기반으로 전략적인 남북 관계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건배사로 “원칙!”을 외치자 나머지는 “승리!”로 화답했다.
여성 의원 중 가장 연장자인 김을동 최고위원은 일어나자마자 “충성!”을 외쳐 웃음을 유발한 뒤 건배사로 “새누리당 만세!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웃음이 터져나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박 대통령은 4대 개혁 등에 대한 의회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경제활성화를 위한 당의협조를 거듭 당부하며 결의를 다졌다.
한편 전날까지 참석 여부를 통보하지 않은 유승민 의원은 참석했지만 박 대통령과 마주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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