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파주)=박준환 기자] 남북이 지난 22일부터 일촉즉발의 군사적 위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고위급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돌파구를 쉽게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협상이 길어지면서 북한 접경 지역인 경기도 파주ㆍ연천 주민들의 마음도 더 애가 타고 있다.
남북이 지난 22~23일 밤샘 마라톤 협상에 이어 11시간 만인 23일 오후 3시30분 접촉을 재개했을 때만 해도 주민들은 고위급 접촉 결과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었다. 집으로 빨리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그러나 협상이 재개된 지 하루가 다 돼 가는 24일 오전 현재 남북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대피소 주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천군 중면 삼곶리의 박용호 이장은 “대피소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계시고 낮에는 농번기라 주민이 생업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오늘로 벌써 닷새째 대피소에 머물러, 없던 병도 생길 지경”이라며 빨리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랐다.
삼곶리의 한 주민은 “한시라도 빨리 남북 간 협상이 좋은 쪽으로 결론이 나야 어머니를 집에서 편히 모실 수 있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비무장지대(DMZ) 내 파주시 대성동 마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마을의 김동구 이장은 “어제 합의점을 찾지 못해 2차 결과를 잔뜩 기대했는데 아직 결과가 나오질 않아 속이 탄다”며 “어르신들이 대피소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편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주민들은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짧은 시간에 좋은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신중한 논의를 해 좋은 결과를 내놓기를 기다려 보자”는 것이다.
또 정부가 이번만큼은 북한에 단호한 모습을 보여줄 것도 기대하기도 했다. 박 이장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10개월 새 우리 지역에 북측이 벌써두 번째로 도발했다”며 “정부가 북측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 재발방지책을 마련케하는 등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장도 “현 상황에서 정부를 끝까지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어렵게 이뤄진 회담인 만큼 남·북 서로에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천군 관계자는 “다행히 그저께 대피소에 에어컨과 TV가 설치돼 포격이 발생한 20일보다 환경이 나아진 편”이라며 “남북 간 긴장상태가 빨리 해결돼 주민들이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오후 4시 파주ㆍ연천ㆍ김포 등 경기도 3개 시ㆍ군 접경지역에 대피령이 내려져 주민 177명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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