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 은둔형 외톨이 범행장소·시간 불특정 법정선 “건강 안좋다·참회한다”
‘트렁크 살인’ 용의자 김일곤(48)은 중학교 시절 가출한 이후 전국을 떠돌면서 크고 작은 범행을 저질러 왔다. 22개의 전과 대부분이 절도와 강도상해, 무면허운전이었다. 법정에서는 형량을 줄이기 위해 “건강이 안 좋다”, “참회한다”는 말을 반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법원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987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절도죄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은 뒤 4~5년 간격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 전주지방법원, 대전지방법원 등에서 징역형과 벌금형을 잇따라 선고받았다.
주로 외딴 곳을 걷는 여성의 핸드백을 날치기하거나, 혼자 가게를 보는 여주인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가 “여성혐오증이 있다”고 진술한 내용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다만 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 전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경찰 체포당시에도 흉기를 휘둘렀던 김씨는 2004년 5월에도 검문 중인 경찰관을 흉기로 찌르는 등 공격성을 여과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인천 계양구에서 오토바이 1대를 훔친 김씨는 서울 강서구 일대로 넘어가 길을 걷던 여성들을 대상으로 1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았다.
112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주변 도로 통제를 강화하자 김씨는 그를 검문하려던 경찰관의 손부위를 찌르고 도주를 시도했다. 결국 다른 경찰관에게 붙잡힌 그는 상해와 절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 등으로 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가게 여주인을 대상으로 한 범행도 날로 대담해져갔다. 2008년 익산의 모 한복 가게에 들어가 “한복을 대여하러 왔다”며 태연하게 말한 뒤 곧바로 칼을 들고 주인을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의 한 제과점에서는 저항하는 여주인의 옆구리를 찔러 징역 5년에 처해지기도 했다.
전형적인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에다 일정한 주거지도 없었던 만큼 그의 범행 장소와 시간도 일정하지 않았다. 서울과 지방을 오가면서 돈이 떨어질때마다 수시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2010년 8월에는 충남 당진에서 상습 날치기를 벌이다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같은 해 청송교도소에서 출소한 지 4개월도 지나지 않은 때였다.
전과 22범인 김씨는 그동안 법정에서 자신이 장애인이란 점과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척수 장애 6급 판정을 받은 김씨는 매월 66만원의 복지수당을 국가에서 받아 생활해 왔다. 2010년 당시 절도와 무면허운전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됐지만, 2심에서는 “참회하고 있다”, “훔친 물건을 되돌려줬다”는 등 법원에 선처를 호소해 징역 2년 6개월로 감형된 바 있다.
양대근ㆍ김진원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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