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쟁점·5대 입법과제 발목…전문가 “先합의절차-後논의 필요”
9월15일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이룬지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이행 방안에 대한 후속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 등 두 가지 쟁점과 비정규직법 등 5대 입법 과제에 묶여 합의안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열렸던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 간사회의가 이들 쟁점에 대한 의견차만 확인한 채 마무리되면서 노사정 대표들이 모여 합의안 이행 방안을 구체화하는 노사정 특별위원회는 열리지도 못 한 상황이다.
정부는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두 가지 쟁점을 올해 안에 추진하고, 노동관련 5대 입법을 올 정기국회 때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노동계는 이들 쟁점과 5대 입법에 대해 충분한 협의 없이 추진하는 것은 노사정 합의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반해고 지침은 업무부적응자나 근무불량자를 해고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근로자 동의를 받도록 한 법규를 완화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연내 시행이란 시한이 달리면서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노사정 합의문에는 두 가지 쟁점에 대해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으며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돼 있다.
근로기준법과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기간제근로자법과 파견근로자법 개정안 등 5대 법안 중에도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된 기간제법과 파견법 개정안을 둘러싼 갈등이 첨예하다. 기간제법에는 현재 2년으로 제한된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본인이 원하면 2년 더(4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파견법 개정안도 55세 이상 고령자, 고소득 전문직, 주조, 용접 등 제조업 부문의 파견 업무를 허용하고 있다. 비정규직 사용 기간과 범위가 확대된다고 주장해 온 노동계는 이에 합의한 바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연내 시행이란 속도전보다 노사정 합의문 이행 절차를 지키고 후속 논의에 주력해야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청년실업 해소 등 노동 개혁을 위해서는 이들 쟁점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보다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도출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배규식 노사정위 수석전문위원은 “노사정이 합의한 절차를 정부와 여당이 지키지 않고 이행속도만 높이면 대타협 정신이 위태로워진다”며 “추가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법안이 제출되면 국회에서 노사정이 여야와 함께 다시 협상을 하게 되는 과정을 밟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사정위 특위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후속과제와 향후 운영계획을 논의한다. 아울러 김대환 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이 겸임하던 노사정 특위 위원장에 송위섭 아주대 명예교수(전 노사정위 공공부문발전위원회 위원장)가 위촉된다.
원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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