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한민족 최초의 노래를 담은 실린더(에디슨 원통형 음반) 음반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한국대중음악박물관(관장 유충희)은 “대전시관에서 다가오는 추석 연휴 이전인 오는 23일부터 한민족의 노래를 최초로 녹음한 실린더 음반을 최초로 공개한다”고 21일 밝혔다.
한민족 최초의 노래 녹음에 대한 기록은 지난 1998년 4월 25일 미국 매릴랜드대학 음악학과 로버트 프로바인 교수가 “1896년 7월 24일 미국의 인류학자인 앨리스 플레처가 워싱턴에서 3인의 조선인 소리를 처음 담았다”고 소개해 알려지게 됐다.
한민족 최초의 노래를 녹음한 주인공은 구한말 미국 유학생이었던 안정식, 이희철, 송영택이다. 국비유학생으로 일본에 건너갔다가 우여곡절 끝에 하워드대학에 입학한 이들은 1896년 7월 24일 인류학자 앨리스 플레처(Alice Fletcher)와 함께 ‘달아 달아’ ‘매화타령’ ‘아리랑’ 등 11곡을 녹음했다. 이들은 미국 하워드대학교에 입학한 첫 한민족이기도 하다.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896년 5월 8일 ‘하워드대학의 일곱 조선인들(Seven Koreans At Howard)’이란 헤드라인으로 이들을 소개한 바 있다.
당시엔 아직 유성기 원반도 없던 시절이라 이들의 목소리는 6개의 실린더(에디슨 원통형 음반)에 담겼다. 미국 의회도서관에 보관돼 있던 이들의 목소리는 녹음 후 100여년이 훌쩍 지난 2007년 국내에 음반으로 발매돼 빛을 봤다.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은 “이 실린더 음반은 미국 의회도서관에 전시 중인 원본을 어렵게 복사한 것으로, 비록 복사본의 형태이지만 실린더 음반으로 복각됐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며 “공개를 앞둔 현재 일반 관람객은 물론 역사학자와 소리 연구가들의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은 지난 4월 25일 경북 경주시 신평동 보문단지에서 개관한 국내 최초의 대중음악과 오디오 관련 전문 전시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