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지난 23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는 군이 시행 중인 ‘동기생활관’이 도마에 올랐다.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은 “동기들간에 마찰이 생길 경우 계급과 규율이 아닌 집단 따돌림의 형태로 갈등이 발생해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병사간 부당한 지시강요와 가혹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만든 ‘동기생활관’에도 여전히 폭력과 구태의 잔재가 남아있었다.

실제로 지난 3월에는 공군 모 부대 소속 상병이 같은 생활관 동기에게 가글액을 강제로 먹이고, 상습 폭행과 함께 성추행까지 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동기생활관’에 대한 지적은 이 뿐만이 아니다. 군의 최소 건제단위인 분대 병사들이 각 생활관에 흩어져있는 탓에 분대원 간 커뮤니케이션 저하와 함께 전투력 향상에도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손 의원은 익명의 제보를 통해 “지난 북한의 포격도발 당시 GOP를 제외한 대부분의 일선부대가 분대 단위가 아닌 각자의 동기생활관에서 군장을 가지고 전투대기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쟁이 터져 생활관이 공격받을 경우 제 분대원을 찾느라 우왕좌왕하는 병사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질 대목이다.

지난 2012년 도입된 ‘동기생활관’은 비슷한 시기에 입대한 병사들을 한 생활관에 집중 배정하는 제도다. 지난해 말 기준 전 군 평균 시행률이 70%를 넘어섰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군 별 시행률은 공군 95%, 해군 74%, 육군 65%에 달한다.

눈에 띄는 것은 해병대다. 같은 기간 해병대의 동기생활관 시행률은 8% 수준이었다. 동기생활관 제도는 권장사항으로 적용 여부는 예하부대의 자율에 맡겨진다. 이런 탓에 해병대는 구타와 가혹행위 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전투력 유지를 위해 여전히 분대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예비역들과 일반 국민은 동기생활관 도입이 이른바 ‘군기빠진 병사’를 만든다고 지적한다.

병사 인권 강화와 병영문화 개선은 국가를 위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군 장병들을 위해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다.

하지만 강인한 전투력을 가진 정예강군 육성은 군이 지향해야 할 최고의 덕목이다. 군은 이미 시행 중인 ‘동기생활관’을 둘러싸고 아직까지도 존폐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근본원인을 먼저 생각해야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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