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올해 초 상승장을 주도했던 화장품 관련주들이 실적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엔 중국 당국이 보따리 장사 단속에 나서면서 매출에 비상이 걸렸다. 반면 식음료 업종의 경우 실적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실적 시즌을 맞아 화장품주와 식음료주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中 직격탄… 화장품株 ‘비상’=화장품 관련주들의 고성장세는 13억 중국 시장 덕분에 가능했다. 주식 10대 부호에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이 이름을 올린 것도 사실은 중국 시장의 고성장성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이는 곧 위기 요인이기도 하다. 중국 시장이 무너질 경우 역성장세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한국희 연구원은 “면세점 노출 빈도가 높은 아모레그룹의 실적 부진으로 화장품 업종의 3분기 합산 실적은 기대치 대비 하회할 것”이라며 “돌발변수의 영향이 컸던 3분기 실적보다는 4분기 이후의 업종 내 초과 성장 잠재력이 주가의 핵심 동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사 연구원들의 ‘장기적으로 보라’는 얘기는 당장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을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한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그룹의 영업이익은 기대치를 각각 13%와 14%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신에 LG생활건강은 비화장품부문이 호실적을 달성했고, 코스맥스 등 기업들도 중국 현지 성장성 덕분에 기대치가 충족될 것이라고 밝혔다.

화장품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것은 올해 6~7월 불거진 메르스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소폭 늘었으나 시장에 가해진 충격은 여전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거시적으론 화장품의 수출 금액이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월 전년대비 100% 넘게 증가했던 화장품 수출 금액은 7월 들어선 30%가량 증가한 수준으로 급락했다. 금액으로 따지더라도 6월 이후 화장품 수출 액수는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보따리상(따이공) 규제를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강화하면서 화장품 업체들의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산성앨엔에스의 주가가 이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산성앨엔에스는 주가가 고점 대비 70% 넘게 급락했다.

박신애 대신증권 연구원은 “산성앨엔에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63억원을 기록해 시장기대치를 밑돌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16.5%로 지난해보다 6%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따이공 규제와 7~8월 메르스 여파로 인한 면세점 매출이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부터 중국 화장품 산업 보호를 위해 보따리상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을 제외한 중견 화장품회사들은 중국 투자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음료 실적 ‘好好’=롯데제과의 주가는 지난 9월말 180만원에서 최근 20% 가량 상승했다. 글로벌 경기 불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먹고 마시는 일은 멈출 수가 없는 탓에 ‘먹자주’는 대표적 경기 방어주로 꼽힌다.

롯데제과의 경우 올해 여름 불거진 ‘왕자의 난’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중이란 분석까지 힘을 받으면서 최근 주가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원톱경영체제를 기반으로 시너지경영확대를 통한 기업가치 상승 시나리오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 연구원은 투자 의견 ‘매수’와 목표가 270만원을 제시했다.

롯데칠성에 대한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과일 소주 ‘순하리’의 인기가 다소 시들해졌지만 이를 ‘처음처럼’ 판매가 늘면서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박애란 현대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 소주부문은 10월 생산용량 증설 완료에 따라 생산 인프라가 확장될 전망이다. 시장보다 높은 성장세가 이어져 최근 점유율은 20%에 육박했다”며 “과일맛 소주 ‘처음처럼 순하리’판매량이 주춤해졌지만 주력 제품인 ‘처음처럼’의 고성장이 더욱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그린푸드도 증권사 신규 추천 종목에 이름이 올랐다. 삼성증권은 6일 “식자재 유통 B2B와 B2C 부문의 장기적 성장 가시화로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자회사 가치 상승 및 M&A를 통해 그룹내 사업지주회사 역할이 부각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매그놀리아, 이딸리 등을 입점시키면서 외식사업과 해외 단체급식 매출 증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들도 이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또 중국에서 단체 급식 지역이 늘면서 매출 증대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고, 기아차 멕시코 공장 공급 매출 역시 하반기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먹자주와 함께 ‘놀자주’가 주력 기업인 CJ그룹주들도 주가 상승폭이 눈에 띈다. 특히 최근 방송 트렌드로 자리잡은 ‘쿡방(요리 방송)’ 등 ‘먹고 즐기는’ 산업이 CJ그룹 관련주들의 주가를 부양하는 큰 배경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7월 5만원대 주가를 기록한 이후 최근에는 30% 이상 급등했다. 가공식품 제조업체 CJ제일제당 주가도 10월들어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곡물 가격 하락도 이들 기업의 주가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올리브영과 CJ푸드빌 등 비상장사들의 실적도 개선되면서 CJ 주가도 10% 넘게 상승했다. 빕스, 비비고, 계절밥상 등 외식 브랜드를 보유한 CJ푸드빌 역시 연초 대비 주가가 두배 가량 급등했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먹는 방송과 요리하는 방송이 인기를 끌면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사람들이 건강한 먹거리를 중시하면서 한식 뷔페가 떠오르기 시작했으며, 혼자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2010년 7700억원에서 지난해 1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