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TV드라마에 연상연하 로맨스가 넘쳐난 것은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올봄 안방극장에도 없으면 서운한 연상연하 드라마 세 편이 방영을 앞두고 있다.
세 편의 드라마가 그려가는 연상연하 커플의 탐구방식은 각각 다르다. 한 편은 격정멜로를 앞세웠고, 다른 하나는 로맨틱코미디, 또 다른 하나는 서정적 스토리로 시청자와 만날 준비 중이다.
▶ 김희애와 유아인 ‘밀회’=두 배우의 실제 나이는 각각 스물아홉, 마흔넷. 19세의 나이차는 드라마에서 20세 연상연하 커플로 재설정돼 ‘위험한 사랑’으로 만났다.
JTBC의 새 월화드라마 ‘밀회’는 가난한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유아인 분)와 성공을 위해 살아온 만큼 모든 것을 가지게 된 예술재단 기획실장 오혜원(김희애 분)의 신분, 나이, 통념을 뛰어넘는 ‘금지된 사랑’이 드라마의 큰 줄기다.
일본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도쿄타워’를 모티브로 한 ‘밀회’는 겉보기엔 ‘불륜 드라마’라는 낙인이 찍힐 법도 하지만 드라마가 그려가는 스토리의 방식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연출을 맡은 안판석 PD는 최근 진행된 ‘밀회’ 제작발표회에서 “세속적인 이야기를 통해 거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스무살 미혼의 청년과 마흔 살 유부녀의 사랑은 겉으로는 아주 단순하지만, 드라마가 말하고 싶은 것은 사회가 요구하는 안전장치 안에서 살아온 우리들의 자화상”이라고 설명했다.
마흔 살 오혜원의 삶은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가정과 사회가 요구하는 방식대로 대학에 입학했고 남부러울 것 없는 직장을 통해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적절한 시기에 결혼해 인생에 오점을 남기지 않고 살아온 삶이다. 자신의 삶의 과정에 놓인 무수히 많은 선택지 앞에서 타인의 시선에 많은 비중을 두며 살아온 한 여자의 삶은 그녀 앞에 나타난 스무살 청년으로 인해 송두리째 흔들린다. 안 PD는 그 과정에서 혜원은 그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게 된다고 했다. 불륜의 외피를 입은 드라마 안에서 인간 개개인의 삶을 돌아볼 계기를 만드는 이야기다.
두 캐릭터에 대한 유아인의 해석이 인상적이다. 유아인은 “혜원은 박제된 새 같다는 느낌이 든다. 생명력이 생기면 금세 날아갈 것 같은데 쇼윈도에 박제돼 날갯짓을 하지 못하는, 하지만 모든 것을 갖춘 화려한 여자가 선재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발현한다”고 설명했다. 첫 방송은 17일이다.
▶ 엄정화와 박서준 ‘로코’=예측가능한 앙큼발랄 로맨틱코미디도 있다.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엄정화와 ‘따뜻한 말 한 마디’를 통해 주목받은 배우 박서준이다. 두 사람의 실제 나이차는 열아홉, 하지만 드라마에선 14세차로 설정됐다.
케이블 채널 tvN에서 다음달 14일 방영을 앞두고 있는 ‘마녀의 연애’는 자발적 싱글녀 반지연(엄정화 분)과 그녀 앞에 느닷없이 찾아온 연하남 윤동하(박서준)의 로맨스를 담았다.
tvN 측은 일찌감치 이 드라마를 ‘팔자극복 로맨스’라고 홍보해온 상황. 드라마는 특종을 향한 피 끓는 열정과 예민한 성격 덕에 기자로서의 인생은 성공했지만, 사랑과 인간관계만은 서툴기 그지없는 반지연을 중심으로 콧대 높은 골드싱글의 좌충우돌 발칙한 로맨스가 그려질 전망이다. 엄정화는 특히 이번 드라마를 통해 다시 한 번 골드미스의 라이프스타일을 진솔하게 보여주며 재미와 설렘을 동시에 안겨울 전망이다.
‘마녀의 여왕’은 2009년 방영됐던 대만 드라마 ‘패견여왕’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앞서 방영됐던 ‘로맨스가 필요해3’의 연장선에 있는 현실밀착형 로코에 무려 14세 연하남과의 연애라는 발칙한 판타지가 결합돼 여성 시청자 공략에 나선다.
▶ 박주미와 이동욱 ‘감성스토리’=SBS 주말드라마 ‘열애’의 종영 이후 방영될 2부작 3D드라마 ‘강구이야기’는 박주미 이동욱을 타이틀롤로 세워 애틋한 감성멜로를 그린다. 두 사람의 나이차는 아홉 살이다.
‘강구이야기’는 이른바 ‘엘리트 조폭’ 김경태(이동욱 분)가 친한 친구를 잃고 그의 유언을 따라 찾은 경상북도 강구에서 친구의 누이 양문숙(박주미 분)과 양문숙의 아들 이강구(신동우 분)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그 안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될 여자와 그에게 찾아온 낯선 남자가 가지게 될 애틋한 사랑도 있고, 그 뒤 이어질 운명같은 새로운 인연으로 사람과 가족에 대한 희망을 그린 드라마다.
최근 진행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박주미는 방영을 앞둔 연상연하 드라마를 언급하며 “다른 작품들이 격정멜로와 앙큼발랄한 로맨틱코미디를 그린다면 ‘강구이야기’는 서정적인 작품”이라며 “다른 무엇보다도 대본이 좋아 드라마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작가의 필력이 와닿았다”고 말했다.
‘만나야 할 사람은 반드시 만나게 된다’는 주제를 드라마 안에 녹인 이 드라마는 문숙의 아들인 사춘기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엄마와 한 남자의 인연을 그려가며 영덕 강구항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 삼아 서정적인 드라마 한 편을 만들어간다.
이동욱은 박주미와의 호흡에 대해 “그간 김선아, 오연수 등 ‘누나’들과 함께 작업을 많이 해 부담이 없었다. 화면으로 봐도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다”며 “화장품 CF 속 아름다운 분과 함께 한다고 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첫 방송은 29일이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사진=JTBC, tvN,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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