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득ㆍ포스코 ‘검은 커넥션’ 밝혀내며 성과 거둬…‘무리한 수사’ㆍ‘하명(下命) 수사’ 뒷말도
[헤럴드경제=양대근ㆍ강승연 기자] 장장 8개월여 동안 이어진 ‘포스코 비리 의혹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길었던 수사 기간 만큼 검찰 안팎에서 뒷말도 무성했다. 반면 정치권과 포스코의 검은 커넥션 고리를 잡아내는 등 일정 부분에서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지난 29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80) 전 의원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를 적용해 불구속기소했다. 포스코를 상대로 약 26억원의 경제적 이득을 챙긴 혐의다. 지난 3월 13일 포스코건설을 압수수색한 이후 231일만에 ‘몸통’을 잡은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포스코 비리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이 전 의원은 포스코그룹을 사실상 사유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장 선임 과정에 개입하고 측근들을 계열사 실세로 앉히는 등 수시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2008년말에는 이 전 의원이 직접 고 박태준 포스코 전 명예회장을 찾아가 정준양(67) 전 포스코 회장(당시 포스코건설 사장)의 회장 선임을 요구했고, ‘왕차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포스코 회장 후보자들을 만나며 사실상 ‘면접관’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 전 의원 측근들이 받은 특혜도 만천하에 밝혀졌다. 최측근 박모씨는 2009년말 제철소 설비업체 ‘티엠테크’를 설립하고, 포스코켐텍의 외주 일감을 수주하며 연 170억~18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박씨는 제철소 설비업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고 회사에 출근도 안 했지만 급여와 배당금 명목으로 12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또다른 이 전 의원의 채모씨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6억원을 챙겼고, 이 전 의원의 고종사촌의 경우 약 3억원의 이득을 올렸다.
장기간 이어진 포스코 수사를 놓고 뒷말도 적지 않았다. 검찰의 포스코 수사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부정부패와의 전쟁’ 담화 직후 본격화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청와대 하명(下命)에 의해 착수된 수사가 아니냐’는 등 출발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도 끊이질 않았다.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된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두 차례 연속 기각되고, 배성로(60) 전 동양종합건설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까지 기각되면서 재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여기에 ‘검찰의 수사력이 예전보다 약해졌다’는 분석도 법조계 안팎에서 제기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가 미흡했던 부분들이 분명히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수사기관의 역할은 이제 거의 끝나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 이번에 확인된 문제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공론화가 돼서 국민기업 포스코가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핵심인 이 전 의원이 불구속기소됨에 따라 남은 포스코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검찰은 내주께 정준양 전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전 회장과 별도로 수사가 진행될 예정인 이병석(63)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가 마무리되면 포스코 수사는 사실상 종료될 것으로 관측된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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