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고 붙이고…그들, 큰 꿈 가득한 ‘작은세상’을 만들다
10월에 전국적으로 아파트 10만8045가구의 공급이 이뤄졌다.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전세가격이 치솟으면서 내 집 마련 수요가 늘어난 것이 분양 물량이 쏟아지는 주된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건설사들은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를 외치며 분양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파트 분양물량이 늘어나면 덩달아 바빠지는 사람들이 많다. 견본주택의 한가운데에 설치되는 단지 모형도를 만드는 ‘건축 모델러’들도 그 중 하나다.
단지 모형도는 해당 견본주택의 첫 인상을 결정한다는 인식 때문에 건설사들도 신경 쓰는 부분이다. 보다 크고 고급스러운 형태로 제작하려고 한다. 때문에 건축 모델러들은 크면서도 정교한 모형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건축 형태, 단지 규모, 비율에 따라 다르지만 800~9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모형을 만드는 데 보통 1억원 이상이 소요된다.
모형 만들기는 고된 직업이다. 10여명의 숙련된 건축 모델러들이 모여 수백~수천개의 조각을 재단하고 갈고 붙인다. 설계도와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한다. 수없이 많은 밤을 하얗게 지새우길 반복하면서 모형이 조금씩 실체를 드러낸다. 아파트 건물 외에도 가로수, 조명, 사람모형 등 미세한 모형도 일일이 만들어 붙여야 비로소 온전한 단지가 완성된다.
모형제작업체 ㈜창조디앤엠의 노형구 사장은 “최근에는 단지 특성을 종합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아파트 단지뿐만 아니라 커뮤니티센터, 상가 등 부대시설 모형만 따로 제작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지 모형도 ‘보는 법’이 있다고 조언한다. 아파트 건물 자체의 형태와 동 배치, 동 사이 간격은 기본이고 어느 동의 방향이 좋은지 산이나 강 조망이 가능한 동은 어디인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단지 모형은 보통 인접 단지가 없다는 가정에서 만들어진다. 간혹 주변이 탁 트였다고 생각하고 동·호수를 계약했다가 정작 입주 뒤에 다른 단지가 조망을 가로막는다는 사실을 알게 돼 낭패를 겪는 경우도 종종 있다. 노 사장은 “모형이 나중에 완공되는 아파트 실물과 차이가 있을 경우에는 입주자들과 법적 분쟁도 생길 수 있는 만큼 꼼꼼한 손재주와 노하우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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