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발송 등 제각각 혼선…일부는 “뉴스 보고 알았다”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동생대) 건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한지 약 열흘이 지났다. 지난 19일 A(26ㆍ여) 씨에게 발열 증세가 나타난 이래 동생대 연구실에 근무하는 석ㆍ박사 등이 차례로 폐렴과 발열 증상을 보이며 환자 수는 벌써 31명에 이르렀지만, 외부의 우려와 달리 건국대는 평온했다.
‘전염성 폐렴’이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낮다는 보건당국의 추정 때문인지, 30일 건국대 인근 거리에는 마스크 착용자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난 5월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건국대 병원에 접어들어서야 하얗고 푸른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들이 간간히 눈에 들어왔다.
건국대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박모(20) 씨는 “언론에서는 떠들썩하지만 정작 학생들은 별일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메르스와 달리 동요하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박 씨와 마찬가지로 정외과 소속인 대학생 이모(20) 씨도 “동생대 건물 수업만 휴강이지 나머지 건물에선 정상적으로 수업이 진행된다”고 했다.
또 토목학과 학생 엄모(21ㆍ여) 씨는 “밖에서야 마스크를 끼는 학우들을 가끔씩 보지만, 교실에선 정말 드물다”고 귀띔했다.
다만 이번 전염성 폐렴 사태와 관련, 일부 학생들은 학교와 총학생회 측의 대응에 실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날 페이스북 내 건국대 익명 페이지 ‘대나무숲’에는 한 재학생이 “분명 건대생이고, 학교를 안 간 것도 아닌데 동생대 폐렴 발병 소식을 뉴스를 통해 알게 됐다는 게 어이가 없다”며, “건물을 폐쇄할 정도였으면 재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알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학교와 총학생회의 대응을 질타한 것이다. ‘보건안전 불감증’이라는 것이다.
실제 학교 측은 28일 오전 11시 건물 폐쇄 후 저녁께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발열 증상이 나타나면 질병관리본부에 연락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그러나 당일, 문자를 받지 못하고 이튿날 오전에야 받았다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이마저도 받지 못한 학생들이 적잖아 생긴 불만이었다.
학교 밖에서는 우려가 여전하다. 전염성 폐렴 발병자가 속출하던 지난 25일 동생대에서 SK 그룹 입사시험이 치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시 해당 시험을 봤던 구직자들 사이에선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31일 건국대에서 신용보증기금 필기시험이 예정돼 있는 상황. 이에 대해 건국대 관계자는 “동생대에서 치뤄지기로 한 시험만 건국대 부속 중학교로 옮겨서 진행하고, 나머지 시험은 정상적으로 치뤄진다”고 밝혔다.
박혜림 기자/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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