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정부의 예산 삭감에 민간어린이집들이 ‘집단휴원’을 예고한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집단휴원은 없다”며 사태 수습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이번 이번 사태를 초래한 정부와 지자체간 ‘누리과정’ 예산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어린이집의 집단휴원 등으로 인한 ‘보육대란’은 언제든 재발할 소지가 있다.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한민련) 관계자는 27일 “28~30일 보육교사들이 집단 연차휴가를 가지만 필수인력은 남아 비상체제로 어린이집을 운영할 것”이라며 “집단휴원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영아반 보육료 예산을 3% 인상한다고 해놓고도 동결한 것은 물론, 내년도 누리과정 보육료 예산 역시 편성하지 않았다”며 “이번 연가 투쟁을 벌인 후 상황추이를 봐서 향후 행동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상보육을 표방한 정부가 누리과정 보육료 예산을 지방교육청에 모두 떠넘기면서 ‘보육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반복되고 있다. 3~5세를 대상으로 하는 한 어린이집에서 화재대피훈련을 하고 있다.. [자료=헤럴드경제DB]
무상보육을 표방한 정부가 누리과정 보육료 예산을 지방교육청에 모두 떠넘기면서 ‘보육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반복되고 있다. 3~5세를 대상으로 하는 한 어린이집에서 화재대피훈련을 하고 있다.. [자료=헤럴드경제DB]

이에 앞서 26일 복지부는 “한민련 소속 어린이집들이 실제로 문을 닫지는 않을 것”이라며 “실제 휴원하거나 어린이집 내원을 방해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날 오전 한민련 회장 등 간부진을 만나 영아 및 누리과정 보육료 인상, 종일반 8시간 보육, 교사 인건비 지원 등 핵심 건의사항에 대해 대화하고 이번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함께 노력하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민련의 다소 누그러진 입장변화를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국공립, 법인, 사회단체, 가정 어린이집을 제외한 민간어린이집은 1만4000여곳에 달한다. 한민련은 1~2세 영아반, 3~5세 누리과정 보육료 인상과 보육교사 처우개선 등을 주장하며 28~30일 보육교사들이 연가투쟁을 통해 사실상 집단휴원을 하는 방식의 집단행동을 예고한 바 있다. 이 단체는 회원 민간어린이집 중 60%(8400곳)가량이 이번 집단행동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국가책임보육을 공약한 이 정부가 수년간 보육료를 동결해오다, 내년에는 삭감했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정부가 재정이 열악한 시도교육청에 3~5세의 누리과정 예산을 전가한데 있다. 국가책임보육을 방기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어린이집의 집단휴원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될 수 있고, 무상보육 중단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결국, 누리과정 예산 공방으로 인해 학부모와 아이들만 불안하다. 한 학부모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만 무상보육 문제를 다루려고 하니, 결국 제자리 걸음이고 아이 키우는 부모들은 불안하다. 영유아와 초중고학생 모두를 위한 정책이 되려면 정부가 적극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민련 관계자는 “보육료 삭감은 어린이집 운영난과 보육 서비스의 질적 하락은 물론, 어린이집의 재정난을 한층 심화시켜 보육현장의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