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머 움머 새끼를 부르는 어미 소의 길고 느릿한 여음 뒤로, 음매음매 어미 소 찾는 송아지의 여린 울음소리가 메아리 되어 울려 퍼지는 우시장의 오후, 생이별한 어미 소의 연신 껌벅거리는 그 커다란 눈망울에 맺혀 있던 그렁그렁한 눈물방울을 나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곽흥렬 ‘우시장의 오후’)
“말 못하는 짐승도 그런데 사람이야 오죽하겠느냐”
몇 년 전 이산가족 상봉행사 취재 때 만났던 한 상봉자가 우시장 얘기를 꺼내며 한 말이다.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26일 작별상봉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2박 3일씩 2차례 행사를 통해 남측 96가족 389명과 90가족 254명은 각각 북측의 가족 141명과 188명을 만났다.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가족들과 헤어진 이들에게는 2박 3일 동안 2시간씩 6차례, 12시간의 짧디 짧은 시간만이 허락됐다.
행사에 참여한 많은 이산가족들은 첫날 잠시 어색함을 보이기도 하지만 둘쨋 날에는 서로의 추억을 더듬으며 웃음꽃을 피우다 마지막 날에는 예고된 이별을 앞두고 눈물만 흘렸다.
특히 행사의 마지막 순서인 ‘작별상봉’은 지켜보는 사람으로서도 못할 짓이다. ‘작별’과 ‘상봉’이라는 정반대의 뜻을 가진 단어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이 단어는 분단의 아픔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잔인한 표현이다.
작별상봉 뒤 버스에 먼저 탄 북측 가족들과 차창 밖 남측 가족들이 서로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오열하는 장면에서는 남북의 모든 취재진과 관계자들도 쉽사리 눈물을 감추지 못한다.
20차례의 이산상봉을 통해 4500여 가족, 2만2700여명이 가슴에 품어온 가족을 만났다.
이산상봉 신청자 13만명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그나마 신청자 중 절반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생존자는 6만6488명만이 남았다.
남북 모두 이산가족 문제를 인도적 사안이라고 내세우지만 정치ㆍ군사적 사안과 완전히 분리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불편한 진실’이다.
이제는 정말 시간이 없다. 남은 이산가족들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기 위해 남북 모두 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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