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짓 친환경 인증ㆍ해외 사이트 이용해 추적 피하기도
[헤럴드경제=양대근ㆍ강승연 기자] “먹는 거 가지고 장난치면 천벌 받습니다.”
불량식품을 제조하거나 중금속이 섞인 식자재를 중국에서 몰래 들여온 일당이 적발됐을 때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온갖 사회적 비난을 무릅쓰고 범죄를 선택하는 ‘비양심’ 부정식품 사범들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범죄수법 역시 정부의 눈을 피하기 위해 날로 다양해지면서 우리 사회 안전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22일 헤럴드경제가 최근 사법당국에서 유죄 선고를 받거나 재판이 진행중인 불량식품 사범들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집단급식소의 식자재 유통기한을 변조하거나 ‘거짓 친환경 인증’을 받은 제품을 유통시키고, 해외 사이트를 이용해 단속의 눈을 피하는 등 다양한 범죄 유형 사범들이 덜미를 잡혔다.
올해 국민들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줬던 사건은 지난 7월 ‘쓰레기 계란’을 제조하고 유통한 업자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된 일이다.
대구지검에 따르면 이 일대 제과업체와 양계업자들이 서로 짜고 폐기대상인 계란을 사용해 예식장 답례용 케이크를 만들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중ㆍ고등학교 급식으로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쓰레기 계란에서는 검출돼서는 안되는 식중독균과 기준치보다 30배가 넘는 대장균군이 검출돼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았다.
대구지검 측은 “제과업체들이 제조단가를 낮추기 위해 액상계란이 불량품인줄 알면서도 공급받아 롤케익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불량 재료를 쓰거나 인증 받은 적도 없는 식품에 ‘거짓 친환경’ 표시를 붙여 납품한 업자들도 있었다.
이달 초 서울서부지검 부정식품사범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철희)은 친환경이나 무항생제 등의 인증을 허위로 붙여 식자재를 제조판매한 업체 13곳을 적발해 관계자 14명과 법인 7곳 등 2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 업자들은 장어와 새우, 떡 같은 식품에 허위 친환경 인증을 붙여 43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충북지역의 한 업체는 지난해 2월부터 올 8월까지 유통기한이 지난 떡을 재포장해 유기농 제품인 듯 시중에 판매하다 덜미를 잡혔다.
지난달에는 카드뮴, 납 등 중금속이 기준치를 60배나 초과 검출된 중국산 고사리를 국내에 몰래 들여와 판매를 시도한 일당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 일당은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은 동북성 고사리에다 검사를 받지 않은 호남성 고사리 40억원 어치를 섞어 국내에 재반입해 판매하려고 했지만 반입 과정에서 당국에 적발돼 꼬리를 잡혔다.
해외 사이트를 개설해 수사망을 피하고, 버젓이 허위광고를 하면서 다이어트 및 성기능 제품을 판매하는 업자들도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해외에 서버를 둔 인터넷 사이트 이용해 직접 제조가 아닌 밀수 방법으로 범죄형태가 변모하고 있다”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는 등 유통 흐름 역시 변화하고 있어 피의자 특정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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