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자네들에게 보여 준 건 권모와 술수뿐 자네들에게 안겨준 건 시련과 고통뿐 자네들에게 쥐어준 건 불안과 좌절뿐”

청춘들과 소통하며 동료로 멘토로 살고 있는 최상진 경희대 교수가 ‘청춘, 위로받지 않을 권리’(문학의숲)에 털어놓은 고백이다. 그는 오랫동안 이들 곁에 있으면서 제대로 키우지 못한 죄가 크다고 머리를 숙였다.

[리더스까페]24면 하단1/청춘, 위로받지 않을 권리

책은 이제 막 대학에 들어온 새내기들에게 건네는 말부터 처음을 시작하는 방법, 짝을 찾지 못한 청춘들을 위한 조언, 방학을 셀프 메이드하는 방법 등 스펙을 쌓기 위해 고달픈 청춘들에게 잠깐 하늘을 올려보며 가슴의 고동을 느끼도록 하는 글들이 가득하다. 30년간 대학에서 청춘을 가르쳐온 최 교수는 청춘에게 “청춘은 모두가 다 정답”이라며, 청춘을 한없이 긍정하고 청춘에 걸맞은 삶을 살라고 말한다.

청춘을 향한 무한 응원이지만 마냥 청춘을 떠받드는 건 아니다. 저자의 청춘예찬은 날카로운 질타를 품고 있다. 청춘답지 않은 청춘에 대한 질책은 뜨겁고 강렬하다. ‘조로(早老) 청춘’에 대한 우려도 깊다. 이는 아름다운 알맹이가 있는 청춘을 찬란하게 구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청춘에의 응원은 교육현실을 직시한다. 그는 청춘을 살리지 못하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라며, 청춘에게 책임을 돌리는 비(非)청춘을 꾸짖는다.청춘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비청춘의 책임이란 것. 시험과 스펙으로 청춘을 평가하는 데에도 비판적이다. 아름다운 품성이야말로 굉장한 스펙이라며, “이 스펙으로 취직을 시켜볼 테다.”고 큰소리를 친다.

청춘 뿐 아니라 그들과 공감하고자 하는 40, 50대 부모도 스스로를 돌아보게한다.

이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