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외국어 회화 능력이 입시ㆍ취업을 위한 ‘스펙’으로 통하면서 원어민 강사 수요가 이어지고 있지만, 관리 제도의 미비로 이들이 범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회화지도(E-2) 비자를 받고 입국한 외국인 수는 2011년 4만4108명, 2012년 4만848명, 2013년 3만8572명에서 지난해 3만4567명으로 감소 추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싸게 원어민 강사를 고용하기 위해 E-2 비자가 없는 무자격자를 채용하는 학원들이 많아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 뿐이라고 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또 E-2 비자 발급 시 제출해야 하는 범죄경력 증명서로는 재판이나 수사 중인 범죄 기록은 확인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본국에서 수배 중인 외국인이 버젓이 원어민 강사로 활동하거나 범죄에 손을 대기도 쉽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미국에서 여자아이를 수차례 성폭행해 1급 지명수배자가 된 미 국적 남성이 우리나라로 도피해 9년 간 초등학교 등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하다 뒤늦게 붙잡힌 사례가 있었다.

최근엔 마약을 유통하거나 상습 투약하는 원어민 강사들이 잇달아 적발돼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달 서울 마포경찰서는 꾀병을 부려 마약성 약품을 대량 처방받은 뒤 직접 투약하고 판매까지 한 원어민 강사 P(33)씨를 구속했다.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P씨는 생활정보 교류 사이트 ‘크레이그스리스트’(Craigslist)에 글을 올려 약품을 팔았다.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이 사이트를 검색해보면 “제품 외관에 동물용으로 표기해 세관을 무사 통과했다”며 임시마약류 등으로 지정된 향정신성의약품을 판매하는 광고글이 게재돼 있다. 외국인이 낀 마약 구매ㆍ판매가 인터넷 상에서 쉽게 이뤄질 수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들여온 대마 씨를 자신의 집에서 재배해 수십 차례에 걸쳐 투약한 부산 모 국립대 영어강사가 경찰에 체포됐다.

그밖에 세관당국은 작년 10월 가루마약인 ‘펜테르론’을 화학시료로 위장해 중국에서 밀반입하려 한 영어강사를 적발하기도 했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