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두산, SK→신세계 등 2차 전쟁도 정리됐지만 -‘5년 시한부’ 잡음 커지고, 강남권 상대적 박탈 우려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14일 관세청의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선정 결과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면세점의 특허가 각각 두산과 신세계에 넘어가면서 업계가 지각변동에 들어갔다. 이번 변동의 영향을 놓고 일각에서는 서울 면세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플러스섬 게임이 될 것이라 보는 반면, 다른 편에서는 관광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마이너스섬 게임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지역ㆍ기업 안배… 동대문ㆍ남대문 상권 살릴까 이번 선정 결과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지역 안배가 이뤄졌다는 점을 첫 손에 꼽는다. 잠실(롯데)과 광진구(SK)에 있던 면세점 특허가 각각 동대문(두산)과 남대문(신세계)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두 지역은 침체돼 가는 전통시장이 들어서 있어 상권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동대문의 경우 명동 다음으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으로 그간 면세점이 하나도 없었지만, 처음으로 면세점이 들어서게 됐다. 동대문은 주변에 패션산업과 관련 쇼핑 환경이 조성돼 있어 패션 한류를 이끄는 요충지가 될 수 있고, 주변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ㆍ전통시장 등 관광콘텐츠가 풍부해 면세점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두산은 두산타워 9개층에 1만7000㎡ 규모의 면세점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역상생형 면세점’으로 꾸려 시들어가는 지역 상권에도 낙수 효과가 나타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남대문 역시 신세계가 면세점을 열게 되면서 전통시장이 살아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대문은 인근의 외국인 관광객 방문 1위 지역인 명동에 비해 다소 소외된 지역이다. 명동의 최근 5년간 외국인 관광객 방문율이 10.9%포인트 높아지는 사이, 남대문시장은 오히려 17.7%포인트 떨어졌다. 신세계는 명동에만 머무르는 외국인 관광객이 남대문으로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도록, 명동을 중심으로 한 도심관광 상권의 범위를 남대문까지 확장시켜 ‘명동-남대문 시장-숭례문-남산’으로 이어지는 관광벨트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경쟁력 약화, 기존 상권 잠식 우려
반면 이번 결과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지역 안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잠실의 월드타워점을 문닫게 한 것은 강북지역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강남지역으로 분산시키는 데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있었던 두 차례의 면세점 선정 결과 강북지역에는 4개의 면세점(여의도 한화ㆍ용산 HDC신라ㆍ남대문 신세계ㆍ 동대문 두산)이 새로 생기지만, 강남에는 롯데 코엑스점 하나만이 남게 됐다. 강남에 면세점이 하나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와중에 오히려 하나가 줄어든 셈이다. 이 때문에 서울에 신규 특허 하나가 더 추가된다면, 다음 유력 후보지는 강남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새로 생긴 면세점이 기존의 면세점의 매출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상권이 겹치기 때문이다. 신세계 면세점의 경우 도보로 10여분 거리에 단일 매장 기준 세계 최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롯데 소공점이 있어 매출 나눠먹기가 불가피하다. 롯데로서는 월드타워점 수성에 실패한 것도 문제지만, 소공점 매출이 줄어들까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대문의 두산 면세점 역시 인근에 국내 매출 2위 매장인 신라면세점 본점이 있다. 신라면세점은 그간 동대문에 면세점이 없었던 덕에 동대문으로 유입되는 관광객의 수요를 끌어올 수 있었지만 이제는 두산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경쟁력있는 사업자를 탈락시켰다는 점이 지적된다. 이번 결과로 국내 3위 매출(지난해 기준 4820억원)의 롯데 월드타워점과 23년 역사를 가진 SK 워커힐점은 문을 닫는다. 특히 롯데는 월드타워점을 국내 최대 면적, 국내 최대 매출 매장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내놓았고 이를 위해 지난 한해에만 수천억원의 투자비를 들였다. 워커힐 면세점 역시 1000억원을 들여 확장하는 공사가 진행중이었는데 물거품이 됐다. 업계에서는 5년 시한부 사업권으로 인해 경영 안정성이 떨어져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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