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MBC가 법원으로부터 징계 무효 판결을 받은 기자들에게 또 다시 징계조치를 내렸다. 대법원 확정 판결 6개월 만에 내려진 재징계다.
MBC는 지난 16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김혜성 김지경 기자에게 정직 1개월, 이용주 기자에 대해 정직 3개월을 결정했다.
김혜성 김지경 기자는 지난 2012년 11월 회사에 신고하지 않은 채 타언론사와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소속 부서장의 인격 모독 발언으로 취업규칙을 위반, 인사위원회에 회부돼 같은해 12월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당시 인터뷰에서 기자들은 ‘부장이라는 위치를 이용해 찍어누른다. 취재기자들의 말을 들어주고, 합리적인 토론이 가능한 부장을 원한다’고 말했다.
법원에선 기자들의 인터뷰에 대해 “프로그램 제작이 정상적인 토론없이 부장의 일방적인 지시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고, 공정하고 중립적인 방송보도를 촉구하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용주 기자 역시 같은해 회사 보도국 게시판에 MBC 경영진을 비판을 글을 올렸다가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대법원은 이 또한 “전보발령의 부당함을 호소하려는 데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했으며, 기자들에 대한 정직 처분은 “징계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확정 판결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재징계 조치는 MBC 경영진 스스로 법을 우습게 여기고 법원의 권위를 무시하는 집단임을 자인한 것”이라며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소송을 거쳐 ‘부당한 징계’라고 확정된 것을 끄집어내 칼부림을 벌였다”고 일갈했다.
또한 노조는 “공영방송의 수뇌부가 앞장서서 법원의 권위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행태는 법치국가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며 “ ‘주먹은 가깝고 법은 멀다’는 것이 MBC 경영진의 기본과 원칙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명분도 실리도 아무것도 없는 이번 재징계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MBC 기자협회 역시 “징계를 잘못했다는 사법부의 엄중한 판단이 내려진 만큼, 이미 정직 3개월과 6개월 기간동안 업무에서 배제되며 고통을 받은 세 기자에게 사과부터 하는 게 상식이고 도의적으로 맞다”며 “하지만 회사는 같은 사안을 들어 또다시 세 기자에게 정직이라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게 아니라 구성원의 말과 글에 징계로 대답하는 것은 MBC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법원 판결을 도외시하는 재징계는 MBC가 강조하는 ‘기본과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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