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폐쇄해도 광고 그대로 구글등 우회로 통하면 무용지물
#. 대학원생 최정윤(30ㆍ가명)씨는 최근 구글에서 ‘작대기’, ‘아이스’, ‘도리’ 등의 단어를 검색해봤다. 얼마 전 기사를 통해 이것이 필로폰, 엑스터시 등 마약을 가리키는 은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호기심이 일어서다.
그런데 우연히 검색된 판매글을 클릭한 최씨는 이상한 사실을 발견했다. 한 업체의 웹사이트 ‘Q&A(질문ㆍ답변) 게시판’에 올라온 그 글을 대충 훑어보고 나서 홈화면을 가 보니 Q&A 게시판이란 메뉴가 아예 없었던 것. 분명 몇시간 전까지도 그 게시판에 비슷한 광고글이 올라왔던 것을 확인했던 최씨는 “‘유령 게시판’이라도 본건가”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관리가 소홀한 중소기업이나 각종 단체의 웹사이트가 음란물과 마약 광고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게시판 문을 닫더라도 게시판 내 작성 기능까지 차단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청소년이나 대학생이 불법 음란물ㆍ마약 광고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검색엔진 구글에서 마약 은어들을 검색해보니 기업이나 단체 웹사이트 게시판에서 판매자의 SNS ID와 전화번호까지 공개한 광고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가운데 최씨의 사례처럼 게시판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해도 광고글이 버젓이 올라와 있는 경우가 적잖게 발견됐다.
실제 지방의 한 소형 제조업체 A사는 회사 웹사이트 Q&A 게시판에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음란물이나 마약, 도박 광고글 때문에 골머리를 앓다 게시판을 폐쇄했다. 인쇄업체 B사도 광고글 홍수에 못 이겨 서버에서 자유게시판을 삭제했다.
그러나 구글에서 마약 은어 등을 검색하면 이들 회사 게시판에 들어가 광고글을 볼 수 있다. A사의 경우 현재까지도 해당 게시판에 광고글이 올라오는 상황이다. 정식으로 웹사이트 홈화면을 접속하면 게시판 접근이 불가능하지만, 구글 검색 등의 우회로를 통하면 게시글을 마음대로 이용 가능한 것. A사 관계자는 “게시판 관리가 어려워 닫아버렸다”면서 “아직 광고글이 올라오고 이를 볼 수 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웹사이트 게시판에 대한 접근만 차단하고 안의 내용을 삭제하거나 신규 작성 기능을 막아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영세 업체 대부분이 이용하는 웹사이트 관리 외주업체가 꼼꼼히 확인하지 않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구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게시판 자체가 열려있는 상태이고 관리자가 검색 로봇 접근을 허용해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관련 정부부처의 한 관계자는 “마약 광고ㆍ판매글 처벌 규정이 미흡한 상황에서 100% 단속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 “관리가 소홀한 웹사이트 게시판까지 노리는 경우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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