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남북 당국회담이 ‘제1차’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다음 일정도 잡지 못한 채 결렬되면서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고집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남과 북은 지난 11일~12일 개성공단에서 차관급 당국회담을 열어 남북 관계 현안을 논의했으나 성과 없이 돌아섰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1차례 전체회의와 5차례 수석대표 접촉을 가졌으나 북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 합의를 우선 요구하면서 진전을 보지 못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 우선 합의해야 한다는 경직된 입장을 고수해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 역시 “북측은 남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에 의지가 없다면서 더 이상 협의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1998년 시작된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우리측 관광객 박왕자씨가 피격사망하면서 중단됐다. 이후 우리정부는 북측의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 신변안전을 위한 제도적 보장 등 ‘3대 선결조건’ 해결을 요구해왔다.

이어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따른 우리 정부의 5ㆍ24 대북제재 조치로 금강산 관광길은 더욱 험로가 됐다. 여기에 2013년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유엔 제재가 더해져 금강산 관광은 국제적 문제가 됐다. 때문에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려면 북핵 문제부터 풀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금강산 관광은 국제적 제재와 연결이 돼 있다”며 “핵문제 진전이 없으면 돌파구 찾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측이 당국회담에 금강산 관광 재개만을 고집한 것은 그 ‘가능성’을 시험해본 것이란 게 고 교수의 설명이다.

또 남측이 이산가족 상봉을 의제로 들고 나온 상황에서 북측이 이와 연계시키기 가장 좋은 의제가 바로 금강산 관광 재개다. 금강산엔 이산가족 면회소가 마련돼 있고 지난 8ㆍ15 경축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상설면회소 설치를 제안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산가족 상봉은 금강산에서 하면서 관광은 하지 않는 것이 북측으로선 불만일 수 있다”며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시키기 가장 좋은 의제가 금강산 관광 재개”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측은 재개를 못 박으려 고집하고, 남측은 의제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를 할 수 있게 준비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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