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거둔 수익을 국내로 이전하지 않으면서 높은 세율의 법인세를 교묘히 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회계분야 조사기관 오딧 애널리틱스에 러셀 1000 지수에 포함된 87개 다국적 대기업에 대한 회계자료 분석을 의뢰한 결과다. IBM의 경우 실효세율을 법정명목 세율보다 14%포인트나 낮출 수 있었다.
비법은 해외에 재산을 두는 데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은 해외수익을 본국으로 송금하지 않으면 이에 대한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 법정명목세율은 35%다. 애플을 비롯, 마이크로소프트(MS), 제너럴일렉트릭, IBM 등 대기업들이 이런 방법으로 실효세율을 크게 낮췄다.
IBM은 ‘해외에 무기한으로 두는 돈’이 지난해 말 기준 614억달러에 달했다. 해외에서 얻은 수익을 송금하지 않으면서 실효세율을 21%로 낮추는 효과를 얻었다.
애플은 올 회계연도 마감(9월) 기준 ‘국외에 무기한 투자한 돈’이 915억달러로 지난해 697억달러보다 31% 늘었다. 애플은 외국에서 미국보다 훨씬 낮은 26.4%의 실효세율로 적용받았다.
MS는 ‘국외에 영구적으로 재투자된 돈’이 올 회계연도말(6월) 기준 1083억달러였다. 지난해 929억달러보다 증가한 규모다. 심지어 MS는 해외에서 저금리로 돈을 빌려 국내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고 배당금을 높이면서 세금은 피하고 주가는 높였다.
최근 법인세 절감을 위해 엘러간 인수를 결정한 화이자도 해외에 무기한 투자한 돈이 740억달러에 달한다. 또 추가로 700억달러가 임시로 묶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이들 87개 기업이 외국에 ‘영구적으로 투자한 돈’은 5180억달러로 직전 회계연도보다 12% 증가했다.
오딧 애널리틱스 분석에 의하면 87개 기업들이 해외에 ‘영구적으로’ 혹은 ‘정해지지 않은 기간에’ 투자한 것으로 분류한 금액은 지난해 무려 2조30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보다 2배 더 많은 것이고, 2013~2014 한 해 동안만 8.6%가 급증한 수치다.
하지만 NYT는 이는 기업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한 것일 뿐, 실제 액수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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