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교육프로그램 승인 규제

중국 정부가 해외유학에 재갈을 물리는 정책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주요 이념과 배치될 수 있는 서방식 가치관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다. 이와 함께 일반 학생과 부유층 학생간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중국 정부가 해외유학에 제동을 걸고 나선 이유로 꼽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 20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해외유학을 골자로 한 엘리트 교육 프로그램의 고삐를 조이고 나선 것은 서방의 영향을 차단하고 불평등 심화를 막으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외유학의 통로가 되고 있는 국제 교육과정의 규제를 통해 해외유학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이같은 변화는 베이징(北京) 중심가에 위치한 베이징 제4 중학교(고교)에서 잘 드러난다.

이 학교는 중국내 수백개 학교처럼 졸업 후 해외에서 학위를 취득하려는 학생들을 위한 국제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 관리들은 최근 이 학교에 대해 국제 교과과정을 분리할 것을 촉구했다. 학교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으며, 수업료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국제 교육과정 고사 작업에 나선 셈이다. 이 학교 국제 교과과정 책임자는 “일부 정부관리들은 그렇게 많은 학생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 10년간 국제 교육과정은 주무부처인 교육부가 국제 경쟁력을 갖춘 학생을 훈련하기 위한 방안으로 권장하면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서방식 교육을 뒤쫓으면 중국의 교육 시스템이 무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또 일반학교 학생들과 국제 교과과정의 비싼 등록금을 낼 수 있는 부유층 학생들간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걱정하고 있다.

실제, 베이징 제4 중학의 경우 일반 교육과정의 수업료는 학기당 800 위안(약 14만3696원)인데 비해, 국제 교육과정의 연간 수업료는 10만 위안(약 1796만원)에 달한다.

베이징시는 국제 교육프로그램을 더 이상 승인해주지 않고 있으며, 상하이(上海)시도 국제 교육과정의 등록금을 일반 학교 수준으로 낮추라는 지시를 내림으로써 운영이 어려워졌다.

이같은 변화는 중국에서 해외로 나가려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표면화됐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 유학생은 10년전 11만4682명에서 지난해에는 45만9800명으로 대폭 늘었다. 지난해 해외유학길에 오른 학생은 11% 증가했다.

중국 교육 컨설턴트 장쉐친은 “해외 유학생 급증은 중국내 학교가 부실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며, 이는 동시에 더 많은 중국 학생들이 공산당 주요 이념과 배치될수 있는 가치와 생활방식에 노출된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판단이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소재 ‘21세기 교육연구소’의 왕시옹 부소장은 이와 관련 “학생들은 중국 역사와 애국에 대해 배워야 하며 이는 국가적 요구사항이다.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목표가 상실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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