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새로운 듯 새롭지 않은 소식입니다. 일본 NHK 방송은 27일 일본 정부는 이번 협상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한국 측에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NHK에 “이번 합의는 비가역적이라는 것을 확인시키고 1개의 합의문에 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본 외신은 위안부 문제를 전쟁범죄에 대한 과거 청산이 아닌 한일 여론전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ㆍ닛케이)신문은 이날 “정부간 협의에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내 여론”이라고도 평가했습니다. 보수매체 산케이(産經)신문은 “이번 기회로 박근혜대통령의 고자질 외교가 근절돼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대한민국이 바라는 ‘진정한 사과’는 받기 어려워보이는 실정입니다. 무엇보다 향후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일본 세대들의 역사교육문제는 거론도 되지 않고 있습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으니, 일본 대중이 그 책임의 무게를 알리 만무합니다. 일본 언론에서조차도 “강제연행은 한국에 의한 조작이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산케이의 경우 ‘역사전(歷史戰)’이라는 기획기사를 통해 종군위안부 피해가 한국과 중국에 의한 고의적인 역사왜곡이라고 주장합니다. 위안부 존재를 부정할 수 없자, “한국도 베트남전 당시 위안소를 설치하고 베트남 여성들을 성폭행했다”며 “한국은 베트남 위안부 피해자들에 배상하지 않으면서 일본에만 돈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렇다보니 일본 사회에서 위안부 문제는 일본의 ‘소프트 파워(연성 권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정치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에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쟁범죄에 대한 법적 책임만 따지는 것이라면 담론은 개인 배상 문제로 국한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일본 측의 지속적인 사과와 일관된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단순 법적 책임만을 논하는 문제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안부 문제의 최종 해결을 위해서는 일본 역사교과서 및 교육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6일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일본 정부 측에 공식적인 사죄와 피해자 배상뿐만 아니라 위안부 문제를 의무교육 과정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지난 4월 일본 문부과학성은 2016년 4월부터 도입될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위안부 문제에 관한 기술을 대폭 축소하거나 삭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당시 문부성은 구 일본인이 위안부를 강제연행했다고 설명한 마나비샤(学び舎) 출판사에 “2007년 각의결정에 따른 ‘군에 의한 강제연행을 직접 나타내는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을 기술하라”고 지적했습니다. 마나비샤는 검정을 받은 중학교 역사교과서 중 유일하게 위안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고노담화문은 “역사연구, 역사교육을 통해 이와 같은 문제를 오래도록 기억하여 같은 실수를 결코 반복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를 거듭 표명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아베 내각은 지난 2007년 3월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정하는 각의 결정을 내리면서 “그 외의 고노담화를 계승한다”고 밝혔는데요. 문부성은 왜 위안부 문제를 기술하지 않은 교과서들만 대거 채택한 것일까요. 왜 마나비샤의 위안부 기술은 대폭 축소하도록 한 것일까요. 배상도 중요하지만 일본의 통일된 대응을 요구할 때입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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