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남북한의 점진적 통일이 경제후생 증진 등 긍정적 효과가 우세하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1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의 체제붕괴로 통일될 경우 유럽과 같은 난민위기와 한반도 안보위협 가능성이 있는 반면 점진적인 협상으로 통일이 진행될 경우 투자확대와 경제통합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남북한 경제력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격차가 확대됐다. 1인당 국내총소득(GNI)은 1990년 5.7배에서 2014년엔 21.4배로 확대됐고, 총무역은 32.3배에서144.3배로, 원유수입량은 16.7배에서 239.1배로, 자동차생산은 101.7배에서 1131.3배로 확대됐다.
통일이 이뤄질 경우 북한 노동력이 한국으로 유입돼 임금 인하압력이 높아지고 정부의 복지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 하지만 노동이동의 제한을 통한 점진적 통일시, 한국 기업들의 저임금 노동력 수혜는 제한될 수 있지만 정부의 복지비용은 절감할 수 있다.
도이체방크는 독일 통일 당시와 유사한 비율로 북한에서 인구가 유입될 경우 한국의 노동인구가 10% 증가할 것으로 분석하고 이에 따른 임금 하방압력이 상당히 클 것으로 분석했다. 독일의 경우 2013년까지 총 2조달러의 자본과 생산시설 등이 서독에서 동독으로 이전되고, 이에 힘입어 1991년 서독의 33%에 불과했던 동독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70% 수준까지 향상됐다.
다만 독일의 경우 동독 인구가 서독의 4분의1에 불과한 점 등 남북한과 차이가 있어 독일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일 당시 동독은 1600만명, 서독은 6400만명이었으며, 통일 이후 200만명이 동독에서 서독으로 이동했다.
도이체방크는 남북한의 경제규모와 경제력의 격차가 확대돼 통일비용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지만, 저렴한 노동력 및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성의 개선, 한반도 평화와 지역통합 등으로 통일은 ‘순후생(net welfare)’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북한에서 한국으로 저임금 노동력이 재배분되고, 한국에서 북한으로 자본과 기술을 이전해 순후생을 창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99%에 달하는 북한 노동력의 높은 식자율에다 노동인구의 평균연령이 한국의 40세보다 낮은 33세에 머물고 있는 점, 중국(월 200달러)이나 베트남(130달러)보다 훨씬 저렴한 월 70달러의 낮은 최저임금 등으로 외국인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노동력과 예산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군사부문에서 생산성 높은 산업부문으로 이전할 수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재분배 정책을 통해 한국의 노동집약 산업인 건설과 인프라, 유틸리티 근로자의 손실을 지원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에서 한국~중국~러시아를 연결하는 철도 및 가스 파이프라인 구축이 남북한 통일의 가장 즉각적인 기대이익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러시아 철도 연결을 통해 30~70% 절감된 비용으로 가스 공급이 가능해지고, 중국이 북한의 천연자원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한국이 중국보다 훨씬 더 중요한 교역국이라는 점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도이체방크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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