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이유영, 박소담은 ‘여배우 가뭄’에 시달리던 충무로에 ‘단비’ 같은 존재였다.

이유영은 국내에서 이름을 떨치기 전에 해외가 먼저 알아본 영화계 ’블루칩‘이었다. 단편영화들에 꾸준히 출연해온 이유영은 지난해 첫 장편 데뷔작 ‘봄’에서 주연을 맡으며 밀라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올해 대종상과 청룡영화상이 선택한 신인여배우도 이유영이었다.

무엇보다 그가 국내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것은 영화 ‘간신’이었다. 연산군(김강우 분)을 유혹하는 야심 많은 기생 설중매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도발적이고 파격적인 동성애 베드신 연기는 압권이었다. 하지만 단순한 노출에 그치지 않고 설중매란 기생이 지녔을 내면의 상처에 파고들었단 평가를 받았다.

박소담 역시 ‘올해의 발견’이었다. 15편 이상의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기본기를 쌓은 그는 ‘경성학교 : 사라진 소녀들’에서 주란(박보영 분)을 돕는 급장으로 출연해 ‘박보영의 친구’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이어 흥행 대박을 터트린 영화 ‘베테랑’과 ‘사도’에 연달아 출연하며 개성 있는 외모와 함께 존재감을 알렸다.

이를 바탕으로 특히 ‘검은 사제들’에서 악령에 씐 소녀 영신 역할을 맡아 그야말로 ‘신 들린’ 연기력을 보여줬다. 그는 여배우임에도 삭발을 감행했고, 구마 예식 장면에서는 라틴어ㆍ독일어ㆍ중국어로 대사를 하거나, 짐승 울음소리를 내는 등 소름 끼치는 열연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화인처럼 남았다. 이같은 활약에 힘입어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특히 이유영, 박소담 두 배우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동기로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된다.

남자배우 가운데는 최우식이 국내 유수 영화제의 신인남우상을 싹쓸이했다. 최우신은 영화 ‘거인’으로 청룡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들꽃영화상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다. 또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올해의 배우상을 거머쥐었다.

영화 ‘거인’은 아버지의 품을 떠나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17세 소년 영재의 이야기를 다뤘다. 최우식은 신부가 되고 싶어 하면서도 남몰래 후원물품을 훔쳐 파는 등 이중적 모습을 가진 영재 역을 맡아 열연했다. 개구쟁이 소년의 이미지를 벗고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