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 5대 법안 입법이 난항을 겪는 와중에 정부가 ‘일반해고’로도 불리는 ‘저성과자 해고’ 논의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공론화에 나섰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체포로 노동계와 정부의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일반해고에 대한 노동계의 반대에 정면대응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고용노동부는 11일 오후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직무능력 중심의 인력운영방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상익 공인노무사는 ‘직무수행능력 부족을 이유로 한 해고 관련 판례 고찰’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직무수행능력 부족’이 정당한 해고사유로 인정받은 법원 판례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면서 직무능력과 성과가 부족한 근로자에 대한 전략적 관리방안 문제를 제기했다.
이 노무사의 발표에 따르면 법원 판결에서는 저성과자 해고의 정당성 기준으로 ▷객관적 자료에 따른 직무수행능력 부족 여부 판단 ▷합리적 기준에 따른 공정한 인사고과 평가 ▷재교육, 직무재배치 등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개선기회 부여 등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고과 등 정확한 자료에 의해 근로자의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확인되고, 직무수행능력을 개선할 실질적인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을 때’ 정당한 해고 사유로 인정했다. 다만, 일부 근로자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해고나, 불공정한 인사고과로 인한 해고에 대해서는 위법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노무사는 “법원의 결정이 있기 전에는 어떤 경우에 직무수행능력 부족을 이유로 해고할수 있는지 알기 어렵다”며 “노사 모두 예측 가능하고,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수 있도록 관련쟁점과 판단기준을 구체적, 체계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토론회를 계기로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 지침과 관련된 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 9일 한국노총에 공문을 보내 ‘취업규칙 변경 및 근로계약 해지 기준과 절차의 명확화를 위한 논의를 하자’고 요청했다. 조만간 공청회를 열어 양대 지침에 관한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근로자 과반수 동의를 받도록 한 법규를 완화하는 것으로 일반해고와 함께 노동계가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는 사안이다.
한국노총은 정부의 양대 지침 논의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한노총은 고용부에 보낸 회신 공문에서 “노동 5법이 합의 내용에 맞게 개선된 후에야 (양대 지침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동만 위원장은 “정부·여당이 5대 입법에 이어 ‘쉬운 해고’의 말바꾸기와 다름없는 저성과자 해고까지 추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총도 16일 총파업과 19일 3차 민중총궐기 대회 등 향후투쟁에서 한노총과 적극적으로 연대한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노정 갈등은 심상치 않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우 기자/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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