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5개월 동안 계속된 검찰의 ‘농협 비리 수사’는 당초 법조계 안팎의 예상과 달리 최원병(69ㆍ사진) 농협중앙회 회장 등 수뇌부와의 뚜렷한 연관성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3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농협 수사 초기 단계부터 친인척과 측근들의 이름이 잇따라 거론되면서 비리 연루 가능성에 대한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실제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손모(63) 안강농협 전 이사와 농협목우촌 납품 비리에 개입한 김모(69)씨 등 최 회장의 최측근들을 잇따라 기소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에서 이들은 “최 회장과 무관하게 벌인 일”이라며 연관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 회장이 측근들의 각종 비리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부분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 역시 지난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해 “농협회장이 이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과 못하는 일은 규정에 따라 엄격히 구분된다”고 답한 바 있다.

반면 최종결정권자인 그가 검찰 수사에서 비켜가면서 ‘깃털만 수사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농협과 대조적으로 포스코ㆍKT&G 등 올해 검찰의 주요 사정(司正)에서는 경영 책임자였던 전직 수뇌부들이 재판에 넘겨지거나 구속된 바 있다.

최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교인 포항 동지고(옛 동지상고) 출신으로, MB정권 실세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1988년부터 민선으로 선출된 농협중앙회장은 전임 1~3대 회장이 모두 검찰에 구속되는 불명예를 겪은 바 있다.

초대 민선회장인 한호선 전 회장은 농협 예산을 전용해 4억80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4억1000만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지난 1994년 구속됐다. 2대 원철희 전 회장 역시 재임 기간 중 6억원의 업무추진비를 횡령한 혐의로, 민선 3대인 정대근 전 회장도 뇌물수수 혐의로 각각 구속된 바 있다.

법조계와 업계 관계자들은 “농협회장이 가진 힘과 권한이 막강하고 정권과도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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